철도건설에 중국 적극 지원

‘과도한 부채’ 논란도 이어져,

베트남을 보는 좋은 방법은 남북 철도를 타는 것이다. 프랑스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건설된 이 철도를 따라 기차는 수도 하노이에서 호치민시로 가는 동안 논, 푸른 산, 멋진 해안선을 통과한다. 그러나 기차는 시속 50km로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차에서 36시간을 보내는 대신 2시간짜리 비행기를 탄다.

이렇듯 동남아시아 전역의 철도는 낡고 느려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 지역의 철도 노선은 2만4000km에 불과하다. 이는 국토 면적이 아세안의 절반 정도인 멕시코와 거의 같다. 수십 년 동안 무역 증대를 열망하는 아세안 국가들은 더 많은 철도를 놓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10월 10일자 기사에서 이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 2021년 중국 남부 쿤밍에서 라오스 비엔티안까지 고속철도 노선을 완공한 것이 동남아시아의 철도 건설 촉진제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존스 홉킨스 대학의 데이비드 램프턴은 태국은 라오스로 들어가는 고속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남쪽으로 싱가포르까지 250억 달러 규모의 노선을 건설하려던 오랜 지연 계획을 되살리고 있다. 베트남은 하노이에서 중국 국경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철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와 반둥 사이를 잇는 첫 고속철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철도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전문 지식과 자금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인프라에 대한 가장 큰 외국 금융 제공자이다. 2022년 현재 이 지역의 가장 큰 프로젝트 34개(10억 달러 이상) 중 20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는 밝혔다. 이 중 6건은 전체 건설금액의 60%에 해당한다.

중국 철도 회사들은 자국의 고속 철도망 구축을 완료에 따라 외국으로, 특히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곳의 화물 운송을 개선하면 이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지난해 중국 기업은 동남아시아 제조업 부문에 투입된 모든 외국인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는데, 이는 2019년의 18.5%에서 증가한 수치다.

어려움도 있다. 로위연구소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인프라 프로젝트는 다른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자주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에서 2021년 사이 중국이 동남아시아의 인프라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자금 중 실제로 완공된 것은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과도한 부채’에 대한 논란이 있고, 정권이 바뀔 때 재검토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의 동서 해안을 연결하는 중국 지원 철도 노선은 2016년 발표된 이래 끝없는 갈등을 야기했고,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되기도 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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