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둔화, 본격 하락장

거래량↓ 가을이사철 실종

한국은행이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부동산시장은 아직 반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통한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데다 아직 매물이 부족해 거래량도 정체 상태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상승폭이 둔화되며 0.02% 올랐다. 전주에는 상승폭이 0.03%였다. 신도시는 4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하며 제한된 가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도 상승 움직임에서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거래량도 줄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9월 거래량은 2730건으로 7월(8987건)에 비해 6000건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9월 거래량 신고일은 10월말로 아직 열흘 정도 기간이 남았지만 7월 대비 절반 이상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으로 거래가 줄어들기 시작한 8월(6288건)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감소한 물량이다. 10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722건 신고에 그쳐 거래 침체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과 입주시장의 갭투자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크다”며 “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이고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 침체는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시중은행이 1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면서 돈 빌리기가 어려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전세시장도 얼어 붙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아예 대출 창구가 막히면서 전세 갈아타기가 어려워졌다. 추석 이후는 전통적으로 이사 수요가 늘어나고 겨울 신학기 수요가 겹치는 가을 이사철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거래는 아예 없고 간간히 재건축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다”며 “주택에 비해 오피스텔이나 생활형숙박시설 문의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매와 임대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라며 “반면 거주는 생존과 직결된 부분이므로 대출 규제가 시행돼도 전체(매매+전월세) 수요 총량에는 변화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매매와 전세시장의 균형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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