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메르스 발생지 평택에서 또 확진자

경기도 평택시와 시민들이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년 전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첫 발생지였던 평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 과거의 아픈 기억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 번째 확진자 A씨가 지난 20일 우한에서 귀국한 뒤 6일 동안 평택지역 병원을 방문하는 등 170여명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평택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씨가 2차례나 진료를 받은 평택시 365연합의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메르스 환자가 2차례 경유하는 등 첫 환자가 나온 곳이다. 이 의원은 안내문을 붙여 놓고 휴진에 들어갔고, A씨가 처방전을 내고 약을 산 인근 약국도 문을 닫은 상태다.

동네 주민과 상인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우한 폐렴 확진자가 우리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170명 넘게 접촉했다는 사실을 접했다는데 정확한 이동 경로를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지역 약국와 편의점에는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늘면서 일부 제품은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과 약국 이름이 공개된 뒤 이 일대를 오가는 인적은 크게 줄었다. 때문에 동네 상인들은 메르스 때 겪었던 불황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평택시가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보육시설 휴원령을 내려 어린이집들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학부모들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전염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어 집 안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네 번째 확진자가 20일 귀국한 뒤 21일과 25일 365연합의원을 찾은 것 말고는 대부분 집 안에서 머물렀으나, 172명과 접촉했고 이 중 95명은 밀접 접촉자라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평택에서는 2015년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뒤 37명이 추가 확진을 받아 지역사회가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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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불안감에 괴담 급속도로 퍼져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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