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따이궁 방문은 여전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중

소비자 "면세점 위험" 우려

국내 면세점들이 중국인 고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려해 중국인 고객 출입을 막을 경우 매출이 곤두박질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중심인 중국인 고객은 면세점 큰손으로 불린다.

롯데면세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 롯데면세점 제공


29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따이궁 방문은 여전해 면세 매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2017년 한한령으로 이미 중국 단체관광객 비중이 줄었고 따이궁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매출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간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173만명이다. 이를 환산하면 하루 평균 5만7000여명의 외국인이 국내 면세점을 찾는 셈이다. 이중 80~90%는 중국 개별 관광객이고 상당수는 따이궁이다.

면세업계는 따이궁만으로 매출을 메울 수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면세점을 거점으로 확산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따이궁 방문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면세점들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자체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8일부터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 갑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한 직원은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을 실시하고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은 휴직을 진행한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TR부문장(사장)을 본부장으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직원 출입구에는 발열 감시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고객들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한다.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 및 영업장 자체 소독을 매일 1회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각 부서 임직원들은 출근 시와 오후 4시에 체온을 측정하고 각종 사내·외행사는 자제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직원들에게 1회용 마스크를 배포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9일부터는 주요 출입구에 발열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업계 파장과 국가적 우려가 커진 만큼, 직원과 고객의 안전수칙을 마련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업계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중국 현지 영상을 보니 사태가 심한 것 같다"며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 당분간 오프라인 면세점은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면세점 가면 위험할까요? 면세점에는 다 중국인인데"라고 걱정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오는 중국인 고객을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도 불안한 상태"라며 "수시로 터지는 바이러스 공포에 면세점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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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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