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오프라인’ 메르스보다 심각

온라인 주문폭주 배송 차질

임시휴업 롯데백화점 본점, 인적없는 거리 | 9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휴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통업계 지형을 흔들고 있다. 확진자가 방문한 매장은 연일 문을 닫고, 온라인 매장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연초 설 대목과 발렌타인데이가 있어 재미를 봐야 할 유통가에 칼 바람이 불고 있다. 외식업체는 손님 발길이 끊겨 울상이다.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유통업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완전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르는 주말 문을 닫았다. 확진자가 다녀 갔다는 사실만으로 7일 오후부터 9일까지 휴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기간 150억원의 매출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10일도 전국 백화점이 문을 닫고 방역하기로 해 롯데백화점은 하루동안 3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9일 의무휴업일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데 울며겨자먹기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극대화됐던 2015년 6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액은 각각 11.9%, 10.2% 하락한 사례가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메르스 사태때보다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문을 닫는 일이 속출할 경우 매출은 메르스때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도 커져만 간다. 성남 분당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희수 사장은 “우리 가게는 저녁시간 치맥을 즐기러 오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지난주부터 폭망”이라며 “평소보다 매출이 50%이상 빠졌다”고 말했다.

특히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대목 장사를 하려던 외식업체도 울상이다.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 직원은 “이맘때 쯤이면 14일 저녁 예약이 만석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예약율이 20%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도 손님이 없이 썰렁하다. 이상백 의정부 제일시장 상인회장은 “올해 정월대보름 대목이 사라져 죽을 맛”이라며 “매년 진행하던 척사대회(윷놀이)도 열지 못하고 고객도 30%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주말 매출액은 크게 올랐다.

11번가의 8~9일(전달 동기대비) 주요 생필품 거래액 추이를 살펴보면 마스크 1367% 손세정제 251% 라면 44% 생수 13% 즉석밥 26%로 매출이 올랐다.

일부 온라인업체들은 주말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배송이 지역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전체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며 “일부 생필품은 재고량이 없어서 판매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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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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