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아 … 사퇴 포함 모두 검토"

심상정 일정취소 후 숙고

20대 대통령선거로 부활을 꿈꿔왔던 진보정당이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심상정 의원을 대통령후보로 내세우고 무너진 지지층을 재구축하고 진보적 성향의 지지층을 끌어 모으겠다는 포부가 무너져 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 후보는 일정을 취소하고 연락을 끊은 채 위기타개책 모색에 나섰다.

13일 정의당 핵심관계자는 "최근 대선국면에 대한 중간평가가 있었다"면서 "이 자리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나왔고 후보 사퇴를 비롯한 획기적인 대안 모색을 요구하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 중간평가 토론회에는 진보진영에 조언해 온 교수진들과 당내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선대위는 전날 "심상정 후보는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심 후보는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국민들께 아직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하고 또 많은 고민이 된다"고 했다.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국민들은 정권교체와 시대전환에 대한 열망이 크다"며 "그런데도 제가 그 대안으로서 믿음을 아직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고 고심이 많이 된다"고 했다.

심 후보는 최근 후보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는 등 성적이 개선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향세를 보이는 데에 심각성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정의당 핵심관계자는 "주변에서 현재의 대선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비판할 정도면 후보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후보 사퇴까지 포함해 모두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심 후보의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사퇴는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바꿀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선거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선 이후에 곧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는 당연히 어려워지고 진보정당 자체의 존립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