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리인상 시작, 올 4회 이상 전망 … 양적긴축 가속화

매파적 FOMC에 코스피 하락 …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본격적인 긴축정책 전환에 돌입했다. 올해 첫 FOMC를 열고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며 양적긴축(QT) 원칙을 공개했다. 이에 간만의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고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코스닥 하락세 계속│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코스피 장중 2700선 붕괴 = 27일 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째 하락하며 장중 27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1.57p(0.80%) 내린 2687.67을 나타냈다. 장중 2700선이 무너진 건 2020년 12월 3일(2672.85)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363억원, 575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반면 기관은 1조4501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01p(0.91%) 내린 874.08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14p(0.24%) 오른 884.23으로 출발해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6억원, 3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010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2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4.1원 오른 달러당 1201.8원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3원 오른 1201.0원에 개장해 장 초반 1200.6∼1203.2원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장 초반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까지 강한 오름세를 보였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경고에 상승폭을 반납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예상보다 매파적 파월 발언에 시장 혼란 =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미 연방 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로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고용상황 개선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적긴축 원칙을 공개하며 채권매입 종료 후 자산축소에 돌입할 계획도 밝혔다. 1월 FOMC 에서 성명서와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 원칙을 나타내는 별도의 성명을 함께 발표한 만큼 과거에 비해 금리 인상 이후 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빠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위기 발발 이후 연준은 FOMC 성명서 서두에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정책 도구를 사용해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촉진할 것"이라는 문구를 써왔는데, 이번 1월 성명서는 위 문구가 사라지며 정책 전환의 첫 단계에 돌입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최근 몇 달 간 고용시장이 견고하며, 팬데믹과 경제 재개방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계속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훌쩍 웃돌고 있고 고용시장은 강하므로 조만간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회의 결과는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에 그쳤지만,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에 증시 변동성은 재차 확대됐다.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 며 여러 번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노동시장에 피해 없이 금리를 인상할 여유가 좀 있다(quite a bit of room to raise rates without hurting jobs)"는 언급이 향후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는 점이 매파적으로 해석된다.

◆금리인상 횟수 3.9회 → 4.5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성명서에서 3월 금리 인상과 이후 양적 긴축 논의가 이전보다 구체화됐다는 점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이라면서 "다만 이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점이 시장의 혼란을 재차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의 변화는 없었지만 미 연준이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파월 연준의장이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시장은 이번 회의를 매파적으로 평가했다"며 "선물시장은 올해 연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3.9회 가량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회의 직후 4.5회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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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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