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국채금리 장중 하락 … 증시 혼조세

원달러환율 ‘비둘기 FOMC’에 소폭 하락 출발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점을 우려하며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구를 성명서에 추가했지만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통화정책의 방향이 추가 긴축 보다는 금리 동결 또는 인하에 여전히 맞춰져 있음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다. 이에 금융시장은 안도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번 회의가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달러화와 국채금리는 장중 하락세를 보였고 미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환율은 ‘비둘기 FOMC’에 소폭 하락 출발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은행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기회의 이후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모멘텀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연준이 현재의 5.33% 금리 설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예상보다 비둘기적 발언에 국채 금리 5% 이하로 하락 = 1일(현지시간)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 기대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정책 입장을 내비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37포인트(0.23%) 오른 3만7903.2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30포인트(-0.34%) 내린 5018.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34포인트(-0.33%) 떨어진 1만5605.4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인정을 하며 "FOM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향하고 있다는 추가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문구는 유지하는 한편, "최근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이라며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금리)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다고 언급해 시장 일각의 금리인상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안도하면서 채권 수익률은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96%로 8bp(1bp=0.01%포인트) 하락, 하루 만에 5% 선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63%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bp 하락했다.

◆6월부터 양적긴축 속도 조절 =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적 긴축 규모가 줄어들면 금리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보유 중인 미국 국채의 월간 감축 한도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줄여 증권 보유량 축소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기관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은 (월간 감축 한도를) 350억달러로 유지하고 이같은 한도를 초과한 상환 원금은 미국 국채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IB들은 이런 FOMC 정책결정문과 기자회견에 대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정책 스탠스가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밝힌 점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JP모건은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노동 수요의 냉각, 이자에 민감한 지출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임을 강조했다”며 “파월 의장이 현 인플레이션 수준에 만족하지는 않으나, 3% 미만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2% 목표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파월 의장은 현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므로 금리 인상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며 “1분기에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중단됐으나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는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은 금리 인하를 위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정책 방향을 wait-and-see 체계로 전환했는데 이는 더 길게 현 금리를 유지하며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sticky)할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12월 첫 번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는 여전히 올해 1회, 9월에 0.25% 금리인하를 예상했고, 이후 추가 인하 시기는 내년 1월로 전망했다.

◆코스피 장 초반 약보합 2680대 = 한편 2일 국내 증시에서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6.65포인트(-0.25%) 내린 2685.41에서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3.02포인트(-0.48%) 하락한 2679.04로 출발한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3포인트(-0.30%) 내린 866.30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FOMC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되는 중립적 결과”라면서 “금융시장의 과도한 불안심리가 완화하는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휴장한 동안 미국 증시의 하락분이 반영돼야 하는 만큼 오늘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FOMC에서 비둘기파적 결과가 나오면서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3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내린 1379.9원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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