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불씨, 마른 볏짚 화마로 전염

유동성 위기, 가계부채 뇌관으로 옮겨붙어

"정부 안일한 대책, 신뢰 위기로 번져"

'전 세계의 일본형 디플레이션'과 '수축사회'를 예견해온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의 위기를 '대전환 복합위기'라고 했다.


홍 의원은 "가까이 보면 금리 상승이지만 이 위기의 본질에는 인구 감소, 기후 위기, 디지털 혁명, 패권전쟁이 녹아있다"며 "과잉 부채도 큰 부담이다. 그래서 '대전환'이고 모든 국가,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니 '복합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어려운 세상이 올지 예상조차 어렵다"며 "해법을 찾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 의원은 기존의 위기와 전혀 다른 위기라는 점을 지적하며 해법 역시 기존의 해법과는 차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한은 총재, 기재부 장관은 오직 환율과 물가 얘기를 '교과서'에 기초해서 얘기한다"며 "프리드먼 경제학으로만 현 상황을 보니 시장에 끌려간다"고 했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 국제질서, 사회현상, 자산가격 모두 동시에 연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해외 요인으로만 보는 것도 문제다.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 매우 어려워진 것은 애써 외면한다"고 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처음에 모두가 '서브프라임 사태'라고 부를 때, 난 과감하게 '글로벌 위기'라고 명명했다"면서 2008년 12월에 낸 책 제목이 '글로벌위기 이후'였다는 점을 환기했다.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장과 오랫동안 소통해 온 홍 의원은 현재의 위기를 신뢰의 위기로 봤다. 시장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김진태 지사의 지급보증 철회(레고랜드 사태)는 지자체 보증마저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작은 불씨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미 잔뜩 말라붙은 볏짚을 향했고 대한민국 경제를 집어삼킬 화마가 됐다"고 했다. 자금시장 불신이 흑자기업 도산을 만드는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고 있고 그 불씨가 '가계부채 뇌관'과 연결된 심지로 옮겨 붙었다는 진단이다. 채권금리 상승, 시장금리 상승, 대출금리 상승의 불길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2금융권 연쇄도산으로 이어지며 가계부채 폭발로 전이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YS때와 같이 장관이 다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중요한 시기를 다 흘려보내는 것에 시장이 불안해하면서 신뢰를 철회하고 있는 게 위기의 본질"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과감한 해법'을 주문했다. 그는 "경제·금융 복합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만 강조하며 위기 대응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양극화, 산업구조 전환, 국제질서의 급격한 재편 등 구조적 대전환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다"며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다가올 경제위기를 능동적으로 이겨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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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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