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도의회협의회 구성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는 지난달 25일 영산강 수질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한 광주전남시도의회협의회'를 구성했다.

광주전남시도의회협의회는 △오염이 극심한 지점 현지확인 △오염 원인 규명 △수질개선을 위한 공동용역 △국회·중앙부처 협조요청 △주민·전문가 토론회 △영산강 수계 지자체협의체 구성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영산강 본류와 만나는 광주천 하구 │4월 20일 영산강과 광주천이 만나는 광주천 하구. 영산강 본류에서 올라온 잉어떼들이 떼지어 헤엄치며 광주천으로 올라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위 광주천 다리 밑에는 용존산소 부족으로 집단폐사한 잉어 사체들이 즐비했다.


광주시와 전남 8개 시·군(담양 장성 화순 나주 함평 무안 영암 목포)을 흐르는 영산강은 유역면적 7605㎢로 한강·낙동강·금강·섬진강에 이어 남한에서 5번째로 큰 강이다.

영산강은 상류 담양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간의 수질이 3~5등급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과거 10년치 평균수질을 조사한 결과, BOD 기준 수질이 5대강 가운데 가장 나쁜 수준으로 밝혀졌다.

영산강 수질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광주시의 생활하수도 문제지만 하구둑으로 바다와 강의 소통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1982년 영산강하구둑 축조 전에는 밀물 때 바닷물이 영산포까지 올라왔고 강물의 흐름이 활발했다. 그때까지 영산강 하류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건강한 기수역 생태계를 유지했다.

영산강하구둑을 막은 뒤 강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영산강 수질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영산강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시가 있다. 나주시 다시면 출신 고 임찬일 시인의 '고향의 강'이란 시다.


밀물에 배 밑창이 들리면 뱃놈은
다시 통통통 소리나게 배를 살려냈다
눈썹에 들꽃가루를 묻힌 채
향기로운 암펄처럼 지켜보던
누이의 입술에 까닭모를 울음이 피어나고
뱃놈은 포전 무밭과 갈대꽃 사이로 떠나갔다

영산포에서 쌀을 바꾸어 가던 뱃놈은
하구언공사로 뱃길이 막히는 바람에
다시는 올라오지 못했다 바보 같이
소금을 먹지 못한 꼬막과 고둥은
소금처럼 허옇게 야위어 죽고
누이는 열 아홉 나이보다
한 개의 사랑 때문에 울었다



그 뒤로 대규모 농업용수댐 4개(광주댐 담양댐 나주댐 장성댐)가 건설돼 평상시 하천유지수량이 줄어든 것도 영산강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현재 영산강 수계에서 가장 큰 오염부하는 광주시의 생활하수다. 하루 75만톤에 이르는 생활하수가 완벽하게 정화되지 않은 채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여기에 농촌지역의 축사와 농경지 등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도 무시하지 못할 영향을 미친다.

광주 전남의 생활용수는 거의 전량이 섬진강 수계 동복댐과 주암댐에서 공급된다. 영산강 수계 밖에서 끌어오는 추가수량이다. 이 수량을 1급수 수준으로 고도처리해서 최종방류한다면 영산강 본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고도처리 과정을 거쳐서 방류하는 낙동강 수계 구미공단과 대구염색공단의 최종방류수는 투명한 비이커에 받아보면 수돗물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3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4대강 보 활용' 가뭄 대책 지시 이후, 환경부는 영산강 보 수위를 높이는 등의 중장기 가뭄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질이다. 영산강에는 승촌보와 죽산보 2개의 보가 있는데 수질 상태가 완전 엉망이다.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를 보면 승촌보 상류 '광산 지점'의 연평균 수질은 BOD 기준으로 △2018년 5.8ppm △2019년 5.1ppm △2020년 5.4ppm △2021년 5.3ppm △2022년 6.9ppm이었다.

죽산보 인근 '죽산 지점'은 △2018년 4.9ppm △2019년 4.8ppm △2020년 4.8ppm △2021년 4.6ppm △2022년 5.4ppm이었다.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질이다.

이런 물을 생활-공업용수로 사용하게 하겠다는 환경부 가뭄대책은 유효하지도 않고 광주전남 시·도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보에 물을 담든 안 담든 먼저 영산강 수질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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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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