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식으로 진출 시도 중요 … 정부, 보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 고민해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사업자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해외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다 넷플릭스가 공격적으로 국내 투자를 하는 가운데 국내 OTT 사업자들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OTT, 적극적 해외진출 = 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1년 해외진출을 시작해 6년 만에 거의 전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후발주자인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는 2019년 자국 서비스 시작 시점부터 해외에 동시에 진출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해외진출을 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다. 해외진출을 하면 자국 시장을 넘어 전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자국 시장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콘텐츠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이 필수다.

'국내 OTT의 글로벌 진출 : 가능성과 전략 방향'에 따르면 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콘텐츠 경쟁력 보완을 위한 인수합병 △현지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 △빅데이터 분석과 현지화 전략 △시장침투 가격전략 △결합상품전략 등의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경우 2018년 LG유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LG유플러스 가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해당 국가 시청자의 성향과 선호에 대한 빅데이터 수집, 분석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시장침투 가격전략'도 선보였다.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하는 반면 국내 OTT 플랫폼들의 경우 해외진출 시작 단계로 평가받는다.

웨이브는 지난해 말 코코와(KOCOWA)를 인수해 미주 지역 공략을 시작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등 해외 OTT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에 간접 진출하는 한편, 라인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국내 OTT 플랫폼들의 경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류 확산 지역에서 경쟁력 = 전문가들은 국내 OTT 플랫폼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전세계 K-콘텐츠에 대한 선호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OTT 플랫폼들은 한류 확산 국가들에 우선 진출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또 국내 OTT 오리지널 작품을 텐트폴 작품(흥행을 보장해줄 대규모 작품)으로 제작, 제공하고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국내 OTT 플랫폼들의 해외진출에 중요한 것은 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라고 지적했다. 2022년 넷플릭스 '수리남'의 경우 수리남이 마약국가로 묘사되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번진 바 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만큼 국내 OTT 플랫폼이 해외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국내 OTT 사업자들이 직접 진출을 적극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다면 다양한 방식을 통한 간접 진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전세계 6위를, 비영어 부문 TV 시리즈 1위를 기록했다"면서 "K-콘텐츠가 넷플릭스 전세계 순위에 포함되는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한 K-콘텐츠의 유통은 한류의 확산을 가져오고 있으며 국내 OTT 플랫폼의 경우 한류 확산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국내 OTT 사업자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선발자가 많이 진출해있는 해외에 비교적 늦게 후발자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선발자의 진출전략을 분석해 활용하며 복수서비스 가입 유도와 틈새 전략, 현지기업과의 협업전략 등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면서 "K-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한류 확산 지역을 우선 진출국가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해외 시장 연구조사 강화해야 = 아울러 국내 OTT 플랫폼의 해외진출에 대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OTT 플랫폼이 해외진출을 고려할 때 해당 국가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해외진출이 보다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OTT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 지원정책 방향'에 따르면 국내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 지원정책 방향으로 '해외 연구조사, 동향분석 강화 및 문화적 요인 점검 지원'이 제안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국가별 1차자료(고객 제작사 등) 제공 강화 △국가별 문화권별 문화소비 및 문화트렌드 관련 주기적 조사 분석 △글로벌 수출용 콘텐츠의 문화적 요인 사전점검 상담 제공(권역별·언어권별 문화전문가 현지인 법률전문가 등 사전점검 모니터링 서비스 지원) △현지 법률 및 콘텐츠규제 현안 상담 지원 등이다.

이외 △콘텐츠-플랫폼-단말기사-통신사 등 협업형 해외진출 지원 강화 △플랫폼 해외진출 특별보증제 △OTT 국제공동제작지원 지속적 추진 △진정성 있는 문화교류 프로그램 시행 △해외 팬덤 형성 및 확보 지원 △해외 현지인 대상 콘텐츠 소비접근성 강화 지원(대표적 콘텐츠를 저렴하게 공급) 등이 제안됐다.

곽 교수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어떤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지, 특히 외국산 콘텐츠에 대해 어떤 콘텐츠가 흥행하고 있으며 시청률은 어떠한지 등 시장 상황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변화하는 현지 시장 상황을 국내 업체들에 빠르게 알려주면 국내 업체들이 이에 대응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산업 경쟁력강화" 연재기사]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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