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성석동에 새로운 문화 공간 ‘아트인동산’이 들어섰다. 이곳은 2018년 소공동에 설립한 ‘아트인동산’을 통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 측면에서는 스타필드 고양점의 유휴공간을 ‘작은미술관’으로 만들어 매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정은하씨가 새롭게 문을 연 곳. 개관 특별단체전 ‘藝, 어울림 in’을 시작으로 고양시의 보물 같은 문화공간으로 예술을 통한 삶의 나눔, 소통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아트인동산‘을 찾아가보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아닌 공유하고 나누는 예술 지향
“아버지는 평생 전통 자기를 재현하는 일을 하셨지요. 늘 집에는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작가들이 자주 방문했고 그런 속에서 저 또한 예술적 감각이라고 할까 그런 예술적 감성이 제 안에 길러졌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아티스트, 또는 예술과 관련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내재된 예술적 감성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트인동산’의 정은하 대표는 과학 교사로 재직하다 외국에 체류하는 동안 다시 미술을 전공한 이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아트인동산은 ‘소리를 그리는 예술가’로 잘 알려진 최소리 작가의 또 하나의 작업공간이자 작품을 상시 볼 수 있는 갤러리로 주목받고 있다. 최소리 작가는 이곳의 대표작가로 지리산 청학동에 주 작업실을 두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최 작가는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특별한(?)이력이 있는 중진작가다. 미술적 장르는 다소 다르지만 그 자신도 실력 있는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정은하 대표. 그가 지향하는 것은 이곳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떠나 누구나 쉽게 미술과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문화 휴식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오는 9월 22일~24일 열리는 ‘아트페어 아시아 후쿠오카 2023’에 참여
단순한 전시공간을 떠나 국내외 신진작가들의 소통창구이자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트인동산. 정은하 대표는 2019년 소공동에 ‘아트인동산’을 시작으로 2020년 스타필드 고양에 ‘작은갤러리’ 등 국내 활동뿐 아니라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 한국의 우수한 k-아트를 소개해왔다.
또 올 2월에는 LA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아트페어인 2023 LA 아트쇼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23 LA Art Show는 올해 28회째로 카산드리 보이야기스 (Kassandra Voyagis)감독의 주도 아래 100여 개의 글로벌 갤러리, 박물관 및 비영리 예술단체가 참여한 바 있는 인지도 높은 아트페어다. 더 나아가 오는 9월 22일~24일에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아트페어 아시아 후쿠오카 2023’(이하 AFAF 2023)에 ‘아트인동산’이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AFAF 2023’은 한국의 갤러리를 비롯하여 홍콩, 대만 및 기타 아세안 국가 등에 속한 14개 해외 갤러리를 포함한 총 117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지난 2월에 진행된 LA 아트쇼에서 참여 갤러리 가운데 우수한 평을 받았으며 이후 5월 뉴욕 프리즈 기간에 개최되었던 ‘포커스 뉴욕2023’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과를 거둔 정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AFAF 2023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로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자 노력했고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AFAF 2023에는 ‘소리를 본다’로 유명한 최소리 작가를 비롯하여 전속작가인 강민수 김준범 작가 그리고 곽능희 국소현 김용주 김은미 남미영 노진주 박희원 양정수 이상면 이상미 이재숙 이태현 임관희 정인완 정정묵 작가 등 신진작가와 중견작가들로 구성된 총 18명의 작가들과 함께 참여한다. 아트인동산 위치는 고양시 일산동구 고봉로 551번길 17, 일요일은 휴무다. 문의 010-8941-0344
***인터뷰- ‘아트인동산’ 대표 작가 최소리
소리의 경계를 허물어 색깔의 구분을 넘나들다
최소리 작가는 ‘소리를 그리는 예술가’라 불린다. 세계적인 퍼커셔니스트, 타악 솔리스트, 록 밴드 ‘백두산’ 드러머, 최 작가를 수식하는 또 다른 단어들이다. 그의 그림은 열정적인 연주로 만들어진다. 그가 그림을 그릴 때 행하는 타악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작가가 뿜어내는 아우라에 매혹된다. “저에게 미술과 음악은 똑같은 하나입니다. 소리가 표현하기 까다로운 부분은 미술로 풀어 보완하고 미술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소리로 보완하다보면 서로 하나가 되고 최종 한 곡, 한 작품이 됩니다.” 그는 소리의 경계를 허물기도 하고, 색깔의 구분을 넘나들기도 한다.
음악인이었던 그가 그림을 접하게 된 계기는 한쪽 귀의 이상 때문이었다. 록 음악을 하면서 큰 소리에 노출되다보니 소음성, 신경성 난청 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음악가에게 절대적인 청력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그는 드럼 스틱을 집어 던졌다. 그 순간 벽에 스크래치가 길게 나는 것이 보였단다. 그때 그는 소리를 듣는 것만이 아니고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운명처럼 소리와 화폭을 넘나드는 아티스트, 음악에서 미술로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된 계기가 됐다.
그의 예술적 베이스는 음악에서 출발한다. 타악 연주자로 오랫동안 습득한 연주기법들이 작업에 많은 영감을 받는다. 소리의 파장은 작업의 주제였던 원소들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됐다. ‘소리 시리즈’는 알루미늄 캔버스에 물감을 부어놓고 드럼 스틱을 두드리면서 완성했다. 동판이나 알루미늄 판을 그라인더로 갈거나, 스틱으로 연주했던 흔적을 남긴 상태에서 특수 안료로 채색한 작품은 마치 용암이 분출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리를본다_깊은 밤의 은하수,120x240cm(150호)
최 작가는 2007년에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생애 첫 초대 전시를 했다. 그전에는 음악으로 세계 시장을 돌아다녔던 그가 최근 들어 국내외의 여러 전시를 통해 활동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2월과 5월, 미국의 LA와 뉴욕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다수의 작품이 판매되었고 이를 계기로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다. 오는 9월 일본 후쿠오카 아트페어에 참가를 앞두고 있는 최소리 작가. 그는 음악을 할 때나 미술 작업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남들이 요구하는 그림을 그려야 하고, 그렇게 해야 성공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그런 기준에 맞춰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 지속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작품을 고집해온 그의 독보적 행보는 이제 당당히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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