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한동훈, 위성정당 만들며 당당”

양향자 원내대표 “한, 클린스만만큼 무책임”

“이재명 일당, 시간외 수당도 조작 가능성”

깜짝 통합 후 11일 만에 분열 사태를 맞았던 개혁신당이 전열 전비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정책 발표와 함께 거대 양당을 때리는 투트랙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20일 이낙연·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독자노선을 선언하며 이탈한 때를 전후해 개혁신당은 연일 정책을 발표하며 이미지를 추스르는 중이다. 제3지대에 나와있던 제정파들의 통합에 균열이 생기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지만 여전히 개혁신당이 ‘대안세력’임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개혁신당은 19일 전국민 출산휴가 급여제 제안, 20일에는 공직 선거 후보자의 양육비 체납액 무기한 정보공개 및 양육비 국가 보증제 도입, 22일에는 국회의원의 묻지마 법안 발의를 막을 수 있는 국회법 개정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 정책들도 논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개혁신당 최고위 회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개혁신당 관계자는 “개혁신당 기존 지지자들은 논란이 좀 있더라도 용기 있게 필요한 정책들을 제시하는 신당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왔디”면서 “분열에 대해선 충분히 사과하되 다시 미래 이야기를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정책 제시로 미래 대안세력의 면모를 유지하면서도 거대 양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동시에 조였다. 정책 제시만으로는 당장의 지지율 올리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3일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에 비유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양 원내대표는 “(한 위원장이) 벤치에서 게임 구경만 한다. 선거를 구경만 한다”면서 “클린스만만큼이나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개혁신당의 보조금 문제를 공격한 데 대해 “집권여당의 정치 퇴행과 국민 기만은 없었던 일인 양 아무 부끄러움이 없다. 선수 탓하는 클린스만과 뭐가 다르냐”면서 “개혁신당은 보조금 6억을 모두 반납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의 자칭 위성정당, 타칭 위선정당이자 거짓정당이 받을 보조금은 60억원이 넘는다. 모두 반납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직격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21대 총선 때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선거비용 보전비용을 합쳐 134억원의 정당 보조금을 받아갔다”면서 “백수십업대 보조금 사기의 전과가 있는 정당이 의석수 감소로 인해 6억6천만원을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난감해하는 신생정당에게 자진해산 운운하는 것은 제 눈에 든 들보는 놔두고 남 눈의 티끌만 탓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의 한 위원장에 대한 날선 공세는 전날부터 이어졌다. 22일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개혁신당을 겨냥해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현역의원 5명 조건을 충족해 1분기 경상보조금 6억여원을 받았지만 김종민 의원의 이탈로 ‘먹튀’ 논란이 인 데 대한 지적이다. 개혁신당은 전액 반납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바로 한 위원장에 반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위성정당으로 86억 보조금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을 차리겠다고 한다”며 “위헌정당을 만들면서 당당한 한 위원장, 이제는 법률가가 아니라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팔도 사나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개혁신당 공세의 예외는 아니다. 이기인 개혁신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 배모씨에 대해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배씨는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김씨와 민주당 소속 의원 배우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배씨가 상고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됐다.

이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 별정직 5급의 시간외 수당 내역을 공개하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익명으로 가려진 명단에 유죄판결이 나온 배 비서도 포함돼 있다”면서 “업무추진비 건에 더해 검찰은 시간외 수당 문제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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