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4.3% 올라 18개월만 최대폭 상승

외식물가도 3.0%↑ … 신선과일도 오름세

정부 “하반기 물가 2%대로 안정화” 기대

소비자물가가 석달 연속으로 2%대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과일과 농산물값 고공행진은 여전하다. 또 석유류와 외식 등 일부 품목의 물가도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오른편 가운데)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이다.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앉았다.

◆정부 “민생물가 안정 노력” = 정부는 이같은 6월 물가 흐름을 하반기 물가 안정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주요 품목별 가격동향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하반기 물가가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차관은 “누적된 고물가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7월은 여름철 기후영향, 국제유가 변동성 등으로 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는 만큼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먹거리 등 민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 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7종에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9월 말까지 연장했다. 유류세 일부 환원 이후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 등을 통해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재부도 “식품·외식업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면서 국제식품원료 가격 하락이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불안한 농산물가격 =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6.5% 상승했다. 수산물(0.5%)과 축산물(-0.8%)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13.3% 상승한 탓이다.

사과(63.1%)와 배(139.6%)는 등 과일 가격 강세는 지난달에도 계속됐다. 토마토(18.0%), 고구마(17.9%) 등 품목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김은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역시 4.3% 올라 전월(3.1%)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2022년 12월 6.3% 증가한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에 국제유가가 낮았던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외식 물가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반면 가공식품의 상승률은 1.2%로 전월(2.0%)보다 축소됐다. 2021년 2월(1.2%) 이후 4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물가 불확실성 여전 =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2%대 초반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8%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보다 11.7% 오르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7% 올랐다. 신선어개(-1.4%)와 신선채소(-0.8%)는 감소했지만, 신선과실이 31.3% 증가했다.

공미숙 심의관은 “국제유가 변동과 유류세 일부 환원, 날씨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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