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 과거 골프카트로 불리던 전동카트를 도입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조작이 쉬워 누구나 이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사방이 열려 있어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제주도, 전주 한옥마을, 안동 하회마을, 제부도, 경주 황리단길 등 대부분 관광지에서 전동카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관광지 안전 위협 요소 된 전동카트

이처럼 관광지 내 전동카트 이용이 단시일 내 증가함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관리 부족과 이용자의 안전의식 부재로 크고 작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관광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올해 5월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전동카트가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굽잇길을 돌다 인도 경계석을 들이받아 탑승자 4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카트는 자동차에 비해 저속이라 안전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내리막길이나 곡선 구간에서 가속도와 원심력이 더해질 경우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전복될 위험이 있다.

특히 개방형 구조로 탑승객이 차량 밖으로 떨어질 경우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관광지 내 전동카트 탑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나 안전모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더구나 일부 대여업체는 보험가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용자가 사고의 모든 책임을 지는 각서를 받고 있다.

전동카트가 주로 이용되는 골프장에서도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국회에 제출된 ‘전국 골프장 내 유형별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발생한 전동카트 사고는 1751건으로, 1560명이 다치고 3명이 사망했다. 일반도로에 비해 비교적 조건이 단순한 골프장에서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듯이 안전한 전동카트 운행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관광지의 경우 자녀를 포함한 가족 동반 이용객이 많은 만큼 전동카트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통안전교육을 담당했던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광지 내 안전한 전동카트 이용을 위한 안전 수칙을 운전자 탑승자 대여업체 측면에서 제안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전동카트도 ‘차’라는 점 명심해야

먼저 운전자는 전동카트도 ‘차’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동카트는 △원동기장치자전거, 2종 소형, 1·2종 보통 등 운전면허 소지자만 운행해야 한다. 또한 △안전모와 좌석안전띠를 필수로 착용하고 △음주 및 숙취 운전을 해서는 안되며 △내리막길과 곡선 길에서는 서행하는 등 자동차와 동일하게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안전하게 운행해야 한다.

전동카트 내부에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는 만큼 탑승자는 △반드시 좌석안전띠나 안전모와 같은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주행 중에는 안전바를 잡고 있어야 한다. 또한 △주행 중 일어서거나 차량 밖으로 몸이나 팔 등의 신체를 내밀어서는 안되며 △차량이 완전히 정차한 후 안전하게 승·하차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여업체는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고 △대여 전 반드시 운전자의 운전면허 및 음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지정된 운전자만 운전하도록 안내하고 △운전자에게 올바른 전동카트 작동 방법, 주요 사고 유형, 사고 위험 구간, 사고 시 대처법 등의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

운전자와 탑승자, 대여업체까지 모두 안전 수칙을 준수해 전동카트가 관광지를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장석용

도로교통공단 미래교육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