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스트레스 83.7% 경험,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 “경쟁교육 고통 파악, 지표 개발·공개해야”

우리나라 청소년 다수는 과도한 성적압박으로 친구관계 맺기가 어렵고 이로인해 외로움이 많아지고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업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청소년은 83.7%에 이르고 2명 중 1명은 스마마폰 과의존 상태였다. 청소년들이 겪는 경쟁 교육의 고통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 한달 앞으로…졸음 쫓기 위해 서서 공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달 앞둔 15일 서울 강남구 강남하이퍼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18일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재엽교수연구팀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가족·청소년복지연구실과 한경국립대학교 복지상담학전공은 16일 공동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그날 연구팀이 전국 중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4 청소년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경쟁교육 압박, 친구관계 악영향으로 이어져 = 이번 연구를 통해 입시 경쟁이 과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과의존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8명 이상이 학업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성적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다른 활동에 비해 스마트폰 이용이 훨씬 많다고 응답한 경우가 832명(85.1%)에 이르렀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문제적 결과를 보이는 청소년이 69.9%(684명), 사용에 대한 조절 실패를 경험한 청소년은 550명(56.2%)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 주된 용도는 SNS 활동이 35.5%, 유튜브 등 영상 시청 34.0%, 메신저 12.5%, 게임 10.9% 순이었다.

또한 청소년들은 또래 부적응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 간 전체 555명(55.9%)가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학업스트레스가 친구 관계 부적응에 영향을 미치고 그 부적응이 외로움을 가중시켜 스마트폰에 의존성을 높이는 경로가 드러났다. 이는 과도한 성적 압박을 받는 청소년일수록 또래를 친구보다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꼈으며 그로 인한 외로움이 스마트폰에 몰입하게끔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장대연 한경국립대 복지상담학전공 교수는 “청소년의 하루일과를 보면 수업이나 숙제와 같은 학업에 쏟는 시간이 과도하고 그 외에 시간을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매체를 통해 노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경쟁교육 고통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공개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재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수명 방해-자살 위험성 높여 = 청소년 2명 중 1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이고 과의존이 심할수록 자살위험성을 높이는데 수면장애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중학생 7.4시간, 고등학생 6.3시간으로 밝혀졌다. 미국 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적정 수면시간은 중학생 8~10시간, 고등학생 7~9시간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수면시간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중학생은 4.8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미국 청소년의 평균 4시간 16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중독 수준에 있는 청소년은 남자 40.3%, 여자 46.3%로 청소년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 또한 2명 중 1명이며, 스마트폰 과의존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수면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은 수면장애를 유발하는데 이러한 수면장애는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김동현 연구원은 “청소년기는 자기통제력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과의존은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면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자살위험성까지 높일 위험성이 있다”며 “이러한 청소년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폰을 건강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결 연구원은 “청소년의 자살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에 대한 고려와 함께 충분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의 수면 환경을 개선하고 청소년의 수면권을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의 수면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향후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