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불기소 · 명태균 논란으로 민심 ‘최악’

야권 물론 여당서 쏟아낸 쇄신 요구에도 ‘침묵’

민심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관련된 의혹과 논란이 잇따르자 민심이 완전히 등 돌리는 형국이다.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쇄신 요구를 쏟아내지만, 답이 없다. 윤 대통령 부부는 언제까지 침묵으로 버틸까. 민심과 여야는 “답은 정해져 있다. 하루빨리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강원도 강릉시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김상동 바르게살기운동 충청북도협의회 수석부회장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지난 2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명태균씨는 지난 15일 김 여사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적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적은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내달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민심이 윤 대통령에게 등 돌리는 흐름이다. 1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15~17일, 전화면접 방식,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2%에 머물렀다.

부정평가는 69%였다. 한 달 전인 9월 둘째주 조사에서 임기 이후 최저치(20%)를 기록한 이후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7개월째 20%대에 머물면서 “사실상 국정동력이 상실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일 실시된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도 민심 이반은 확인된다. 진보 성향 정근식 후보가 50.24%를 얻어 보수 성향 조전혁 후보(45.93%)를 눌렀다. 특히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에서만 조 후보가 이겼다. 나머지 21개 구에서는 정 후보가 앞섰다. 지역주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서울 민심이 여당에 등 돌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야권은 물론 여당 비주류(친한)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쇄신 요구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17일 ‘김 여사 특검법’을 세 번째 발의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법’은 찬성이 6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동훈 대표는 17일 △김 여사라인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절차 협조를 재차 요구했다. 친한 의원은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과 관련 “더 이상 특검을 막을 명분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내주 윤 대통령 독대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정치권의 빗발치는 쇄신 요구에 침묵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사과 △제2부속실 설치 등으로 접점을 찾았으면 하는 눈치다.

여권 인사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국감이 끝나면 여당 의원들이 전부 돌아서면서 11월 위기설이 가시화될 것이다. 결국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사과와 근신, 김 여사라인 척결, 계파 해체, 개각, 특검까지 쇄신책을 전부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 핵심의원은 18일 “용산(윤 대통령 부부)이 내놔야 할 답은 정해져있는데 여전히 버티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본인들에게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