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해외입양을 다룬 연극 ‘홀로’가 11월 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씨어터쿰에서 무대에 오른다. 극단 독립극장이 공연하며 원영애 강민지 배우가 출연한다.

해외입양인은 국가와 사회에 의해 폭력적으로 밀려난 자이며 이질적 문화 환경에서 차별받은 소수자다. 이와 동시에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체적이고 저항적 인간이며 자신을 버린 부모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인격자이자 고난을 이겨낸 성공자라는 다층적 층위에 있는 복잡한 인격체다. 전자에서 후자의 인격체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깊은 상처와 고통, 두려움을 갖게 된다.

해외입양은 개인에 국한된 사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공적 문제다. 해외입양인의 고통은 너무 깊어 내면의 이야기들을 토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극 ‘홀로’의 두 여성은 힘든 과거를 홀로 겪어내고 있다. 기나긴 독백과 상호 간 이해의 어려움, 문제 해결로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함은 이들의 만남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드러낸다. 나아가 이들은 홀로 서 있으나 혼자가 아닌 두 여성이 엄마란 이름으로 다시 하나가 되는 기적을 말한다.

연극 ‘홀로’는 외적 사건에 관심을 집중시키기 보다는 인물 내면의 꿈과 환상을 통해 표현하는 비사실주의 방식을 택한다. 엄마이자 동시에 딸인 두 여성의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시적 언어로 형상화하면서 이들에게 내면 들여다보기와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통을 이겨낸 두 여성은 시적 자아에서 공적인 주체로, 고통 받는 자아에서 실천적 주체로 변화할 수 있다. 고통을 내면화하고 억압하며 참는 대신 외부로 객관화시켜 아픔의 원인을 초래한 세계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며 실천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극본을 맡은 유진월 작가는 1998년 ‘헬로우 마미’라는 작품에서 성폭력 생존자의 어머니가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킬 수밖에 없었던 끔찍한 상황을 보여줬다. 또한 ‘한국해외입양’과 ‘코리안 디아스포라, 경계에서 경계를 넘다’는 책을 펴내는 등 오랫동안 해외입양에 대해 파고들었다.

이곤 연출은 “해외입양 문제는 여성을 억압해왔던 가부장적 우리 사회의 위계적 구조, 부모를 가해자이자 희생자로 만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필연적으로 연관돼 있다”면서 “고민하고 고통 받고 투쟁하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소: 씨어터 쿰, 기간: 11월 7~17일, 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3시(월요일 공연없음), 제작: 극단 독립극장, 출연: 원영애 강민지, 극작: 유진월, 연출: 이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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