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눈으로 읽는 ‘논어’

동양 고전의 으뜸은 ‘논어’다. 공자와 논어의 권위는 시공간의 제약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특히, 논어에서 말하는 ‘군자’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 인격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인 듯하다. 일반인으로서는 오르지 못할 나무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소인을 위한 논어, 군자의 옷을 벗다’는 군자가 아니라 ‘소인을 위한 논어’를 주장한다. 평범한 시민인 소인을 위한 논어로 논어를 해석하고 있다.

김경집/교유서가 1만8000원

저자는 군자에 대해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따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자가 활동하던 시기인 춘추전국시대 등 봉건적 사회 체계와 신분제 틀 안에서 공자를 이해하는 것이 적합한가 묻는다. 소인을 대하는 태도가 과도하게 박하다는 주장도 펼친다.

저자는 소인을 다르게 해석한다. 저자는 공자가 교육이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시대에 보통사람들을 제자로 받아들였다는 데 주목한다. 이는 휴머니즘의 보편성에 대한 강한 신념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약자인 보통사람, 즉 소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에 저자는 소인을 평범한 주권자이자 자유로운 개인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저자는 리쩌허우의 ‘논어금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음을 밝힌다. 리쩌허우는 실용주의적 해석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시선으로 논어를 읽었다. 현재의 눈으로 논어를 해석하며 현대 중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비판했다. 중국에서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도출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과거를 답습하지 않는 시각이 필요하다.

당면한 시대에서 동아시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중요한 거점이다. 그런 점에서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공자 사상을 현대적으로 이해하고 시대정신에 입각해 해석하는 일은 매우 적절하고 중요하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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