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보다 18%↑… 9% 감소한 청년층 보다 더 위험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주식에 ‘빚투’(빚내서 투자)한 금액이 최근 2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청년층의 빚투는 9% 감소한 반면 중장년층은 18%로 크게 증가했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8829억6000만원에 달했다. 2022년 말 대비 1조3787억원(8.3%) 늘어난 수치다.
빚내서 주식 투자를 하는 성향은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만 50세 이상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8660억2900만원으로, 2022년 말 9조2256억4400만원 보다 약 17.8%(1조6403억8500만원) 증가했다. 반면 만 20~39세 투자자, 청년층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22년 2조3772억1700만원에서 올해 8월 말 2조1614억4500만원으로 약 9%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빌린 융자금 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금액을 말한다.
투자자가 증권을 담보로 증권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한 금액 중 아직 갚지 못한 예탁증권담보융자 잔고도 중장년층은 증가한 반면 청년층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만 50세 이상 투자자의 경우 8월 말 기준 12조7677억4600만원으로 2년 전보다 약 17.5% 늘었지만, 만 20~39세 투자자는 1조724억4000만원으로 약 23.8%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반대매매(강제 주식 처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연 5~7% 수준의 높은 대출 금리는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지난 8월 5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큰 폭으로 떨어진 블랙먼데이 직후, 6일 하루에만 1593억7524만원어치의 신용융자 반대매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차 의원은 “증시 불안 상황에서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모두 무리한 대출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다시 18조원을 넘어섰다. 예탁증권담보융자 잔고 또한 20조원을 넘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5만 전자’로 추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라도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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