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집행의무 효율적 이행 위해 ‘SOR’ 고도화 필수

주문유형·체결조건 다양화로 투자자 요구 충족 기대

내년 3월 복수거래소 시대 개막과 함께 증권사들의 ‘SOR(자동주문 전송 시스템)’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복수 거래시장에서 증권사에 부여되는 ‘최선집행의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자동주문 전송 시스템 고도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SOR 시스템 발달로 주문유형 및 주문체결 조건이 다양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거래비용 절감과 유동성 확대, 거래 관련 기술혁신 등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넥스트레이드’는 28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SOR 글로벌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넥스트레이드 제공

◆선진국 사례로 시행착오 최소화 =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28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SOR 글로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내년 초 시작될 복수거래시장에서 증권사에 부여되는 ‘최선집행의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SOR 시스템 운영 전략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김학수(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SOR은 최선주문집행을 위한 증권사의 의무인 동시에 경쟁과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 등을 목표로 각 증권사가 경쟁하는 ‘SOR’ 경쟁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선진국 사례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되 한국 시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이 필요하다”며 “넥스트레이드는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과 혁신 촉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유석(사진 왼쪽에서 여섯 번째) 금융투자협회장 또한 “얼마나 차별화된 SOR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궁극적으로 증권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SOR 시스템 성공적 구축을 위해서는 견고하고 체계적인 최선 집행 기준 마련과 증권사가 복수 거래 시장에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 신속한 거래체결,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게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집행의무, 투자자보호 위한 핵심 조항 = 최선집행의무는 자본시장법(68조)에 따라 투자자의 청약이나 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금융투자업자가 합당한 노력을 기울여 주어진 주문환경에서 고객의 주문을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집행하도록 한 원칙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선집행원칙은 금융투자업자가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촉진하는 핵심 조항”이라며 “복수 거래소 출범 이후에 투자자 보호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시장의 전반적인 질적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제시한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존 물량 체결 주문은 금융상품의 가격과 집행에 관련된 비용을 포함한 총대가(total consideration)가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우선 배분하고, 신규 물량 조성 주문에 대해서는 매매체결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 배분해야 한다.

◆개인투자자 보호 및 증권사별 특성을 고려한 SOR 시스템 필요 = 이날 세미나에서는 개인투자자 보호 및 증권사별 특성을 고려한 SOR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SOR은 최선집행의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 시장별 비교를 통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시장으로 주문을 집행해 주는 자동주문 전송 시스템이다.

강소현 연구위원은 “증권사는 자신의 고객 성향과 자본 여력 등을 감안한 최선집행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며 “일반투자자 중심의 증권사는 고객이 별도 지시할 수 있는 항목을 최소화하고, 일반투자자 중심이되 투자 여력을 보유한 증권사는 다양한 별도 지시 가능 항목을 제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층·고객수요가 다양하며 투자 여력까지 보유한 증권사는 총대가 중심 최선집행기준 및 다양한 별도 지시 가능 항목을 제시하고, 전문투자자에게 별도 지시 가능 항목을 제시하고 전문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복수 거래시장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강 연구위원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복수 거래시장이 이미 오래전에 활성화되었으며,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시작될 복수 거래시장이 한국의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와 시장 선진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주문유형 및 주문체결 조건 다양화 △거래비용 절감 △유동성 증가 △암묵적 거래비용 감소(다양한 요인 고려 최선집행) △거래관련 기술 혁신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자료 분산, 거래 복잡성 증가, 시스템 구축 비용 발생 등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SOR시스템 내 인공지능(AI) 활용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허태형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은 “SOR을 운용하는 AI를 강화 학습시키면서 여러 시장을 비교해 가장 좋은 체결 가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해외 여러 시장참여자들이 SOR 시스템에 AI를 결합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고, AI의 도입은 증권사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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