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추위서 의결

파워팩 국산화 수출 청신호

우리 군이 도입하는 K2 전차에 국산 변속기 장착이 결정되면서 전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이 모두 국산화될 전망이다. 이는 조만간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폴란드 수출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2전차 4차 양산에 적용할 변속기(안)에 대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추위는 업체가 제안한 추가 품질보증 대책, 관련기관 의견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양산에 국산변속기 적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1~3차)에 제작된 K2 전차에는 국산 엔진과 함께 독일제 변속기가 들어갔지만 이번 결정으로 4차 양산계획에 따라 2028년까지 생산되는 K2 전차 150대에는 국산 변속기가 장착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국산변속기 적용으로 K2전차의 파워팩은 완전 국산화되며, 향후 우리 군 운용 시 원활한 후속 군수지원 및 수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파워팩에 독일제 변속기를 장착한 탓에 K2 전차의 수출 과정에서 독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가격과 유지 비용까지 비싸 K2 전차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런 장애물이 제거된 셈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날 전망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내달 체결이 유력한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 엔진에 조합하는 변속기로 SNT다이내믹스 제품(EST15K)이 유력하며, 현재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SNT 변속기는 향후 수출분 820대뿐 아니라, 이미 공급한 전차(K2GF)의 개선 작업 때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2005년 시작된 K2 전차 파워팩(동력계) 국산화 사업에 따라 엔진 개발에는 488억원, 변속기 개발에는 476억원이 들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맡은 국산 엔진은 2차 양산분부터 K2에 적용됐고, SNT다이내믹스가 담당한 변속기는 내구성 등의 문제로 국산화가 늦어지다가 이번 결정으로 4차 양산부터 국산화가 이뤄진다.

한편 SNT 변속기는 지난해 1월 SNT다이내믹스가 튀르키예와 922억원 규모(100기)의 공급계약을 통해 튀르키예가 차세대 주력 전차로 삼고 있는 알타이 전차에 채택돼 공급 중이다.

알타이 전차는 K2 전차의 파생형으로, 엔진 역시 HD현대인프라코어 제품을 쓴다. 튀르키예는 동력계 안정을 위해 한국산 엔진·변속기 조합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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