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 완성차업체에서 부품업체로, 장기화시 피해 눈덩이

국내 자동차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아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를 맞게 됐다.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쌍용차가 평택공장을 전면중단한데 이어 현대차는 단계적으로 차종 생산을 중단한다.

기아차는 화성·광주 공장이 감산에 돌입했고,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이번주까진 버티겠지만 더이상 지속되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해 공장 휴업을 연장하는 추세여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다. 대다수 중국 지방정부가 9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한데 이어 우한이 소재한 후베이성은 13일까지 연휴기간을 늘렸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공장에서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도장공정에서 조립공정으로 넘어왔을때 처음 설치하는 부품으로, 차량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설치한 후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연결해 조립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80~90%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며, 국내공장에서는 재고를 4~5일치만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모델·트림(등급)에 따라 배선 구조가 다른데다 부피가 커서 관리와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3일 공장 게시판에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이다. 휴업시기와 방식은 공장별·라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위기극복에 노사가 따로 일 수 없다"며 "사측이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면 노조는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부품수급 부족사태는 사측의 해외공장 생산 제일주의가 낳은 비극"이라며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해외공장 유턴(U-turn) 전략을 통해 상시 위기 대응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국내로 들어오려면 4∼5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예정대로 10일 중국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도 국내공장에 투입되는 시점은 14~15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10일 이후에도 중국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완성차업체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현대차를 비롯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협력업체 한국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을 늘리고 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부품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 업체수는 4605개에 이르며, 종사자는 35만명에 이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와이어링 하니스뿐아니라 인건비 등 원가절감을 위해 국내에서 중국으로 생산 라인을 옮긴 대다수 부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업체들이 공급선 다변화 등 위기 관리를 위한 대책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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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한남진 기자 · 연합뉴스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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