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출신 유학생 대책 수립 … 휴업 결정한 유치원·초·중·고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대학들이 졸업식(학위수여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 주요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한발 더 나아가 개강 연기를 결정했다. 여기에 감영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휴업을 결정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도 증가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탓에 바뀐 교실 풍경│3일 개학한 부산 부산진구 양정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어린이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각 대학에 따르면 경희대는 입학식과 졸업식을 취소하고 개강을 1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는 3일 '대형 교내행사 취소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지에서 학교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입학식과 학위수여식, 총장 취임식, 교직원수양회 및 신입생 OT 등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서울과기대는 교내 감염병관리위원회를 열고 25일로 예정된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 취소를 결정했다. 또 21일 예정된 학위수여식도 취소하고 학위증은 각 학과 사무실에서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학내외 워크샵도 모두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서강대도 학생 안전을 위해 입학 행사와 졸업식, 신입생 OT를 모두 취소했다. 개강도 2주 연기했다. 이화여대는23일로 예정된 졸업 예배와 24일 학위수여식을 취소했다. 성균관대는 입학식을 취소했으며 졸업식 취소 여부는 논의 중이다. 성신여대도 25일로 예정된 학위 수여식과 11일부터 3일간 교내에서 진행할 게획이었던 신입생 OT를 취소했다. 입학식 취소 여부도 검토중이다.

인하대의 경우 21일과 28일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졸업식은 연기하고 입학식은 전면 취소했다. 졸업식은 오는 8월 학위수여식과 통합해 진행할 예정이다.

건국대 세종대 등 여러 대학들도 앞다퉈 입학식과 졸업식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또 고려대 홍익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도 이달 예정된 신입생 입학식과 졸업식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강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들도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는 중국 등 외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에게 신종 코로나 증상이 없더라도 귀국일을 기준으로 14일 동안 자가격리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 결석하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건국대는 방학 중 국내로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기숙사 전체 5개 동 가운데 1개 동을 별도로 배정했다. 건국대는 중국인 입학예정자가 한국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3월까지 한국 비자를 못 받으면 6개월 입학 유예를 임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초·중·고 484곳 휴업 =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고자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한 학교가 3일 현재 총 484개교라고 교육부가 밝혔다. 유치원 393곳, 초등학교 53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16곳, 특수학교 1곳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수원·부천·고양시가 337개교이고 전북 군산시가 138개교, 서울이 9개교다. 이들 지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거나 거쳐 간 지역이다.

교육당국은 수원·부천시 학교에는 휴업 명령을 내렸고 고양시 학교들에는 휴업을 권고했다.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 있고 귀국한 지 2주가 지나지 않아 자가격리 중인 학생과 교직원은 전날 오후 3시 기준 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확진자의 자녀 2명과 확진자와 같은 버스를 탔던 1명, 중국 옌타이시에 방문한 적 있는 유증상자 1명 등 보건당국에 의해 시설에 격리된 4명도 포함된 숫자다.

자가격리자 가운데 학생은 초등학생 8명, 고등학생 3명 등 11명이고 교직원은 10명이다.

◆"교육당국 학부모와 소통 부족" =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약속했던 학부모와의 소통 채널을 폐기한 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영국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교육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인 2016년 2월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학부모와 실시간 소통 가능한 온라인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교육부는 "신종 감염병의 경우 사전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국내에 유입되면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이 고조된다"면서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라고 이런 방책을 냈다.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 여부 등에 관해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도록 2016년 10월까지 온라인 채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교육부는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2015년 6∼7월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메르스 학부모 안심 채널'을 운영한 바 있다. 학부모가 질문을 올리면 교육부가 감염병 전문가 감수를 거쳐 답변을 게재하는 형식이었다.

교육부는 메르스 학부모 안심 채널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해당 정책은 폐기됐다. 여 의원의 관련 질의에 교육부는 "학부모와 실시간 소통은 현재 시·도 교육청 담당"이라면서 "온라인 소통 채널은 현재 없으며, 실시간 문의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

여 의원은 "학부모들이 불안에 떠는 상황인데, 교육부가 스스로 만들겠다던 소통 채널을 만들지 않아 유감"이라면서 "학교 휴업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짜뉴스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채널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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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 연합뉴스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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