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검거 늘었지만 구속수사는 줄어
데이트 폭력(교제 폭력) 신고와 검거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 늘고 있지만 구속 수사를 받는 피의자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의원(국민의힘, 충북 청주상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1만282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9823명보다 30.6%나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은 2019년 5만581건에서 7만790건으로 40.5% 늘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4만9225건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2021년 5만7305건으로 늘면서 지난해 7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구속 피의자는 2019년 474명에서 214명으로 54.9%로 급감했다. 구속피의자 비중도 같은 기간 4.8%에서 1.7%로 줄어들었다.
데이트 폭력은 가정폭력과 속성이 유사해, 피해자가 연인 관계인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거된 피의자 중 폭행·상해가 9068명, 체포·감금·협박 1154명으로 나타났다. 폭행과 협박은 반의사불벌죄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구속 수사로 이어지기 어렵다.
전체 신고건수 중 절반 이상이 현장에서 종결 처리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사자끼리 합의하거나 연인의 처벌을 걱정해 정식 사건 접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성폭력 사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트 폭력 중 성폭력 사건은 2020년 51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145건, 2022년 27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출동하지 않고 종결처리하는 경우 심각한 사건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는지 살펴보는 등 매뉴얼을 점검해야 한다"며 "경찰관의 현장 대응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어 훈련과 교육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데이트 폭력 10대 가해자 증가세" 로 이어짐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오승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