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대 기업 기준 5% … 글로벌 평균 58%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 기준 적용은 7% 불과

국내 기업들이 발간하는 지속가능성 보고서(ESG보고서) 인증을 맡은 기관 중 회계법인 비중은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50대 기업을 기준으로는 5%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인 58%와 차이가 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와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와 인증 의무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국내 기업들이 발간하는 ESG보고서에 대한 인증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개최한 ‘제10회 ESG 인증포럼’(사진)에서 고정연 한국공인회계사회 ESG연구팀장은 이 같은 내용의 ‘국내 ESG보고서의 보고 및 인증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지난해 ESG 보고서(2022년) 발간건수는 299개로 전체의 12%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사의 발간비율은 32%, 코스닥은 3%에 그쳤다.

지난해 발간한 ESG보고서의 인증기관 비중은 한국경영인증원이 31%로 가장 높고, BSI그룹코리아 20%, 회계법인 8% 순으로 나타났다. 미인증 기업 비중은 10%다. 회계법인 비중은 전년도 6%에서 8%로 다소 늘었고, 한국표준협회 비중은 9%에서 6%로, 한국품질재단 비중은 8%에서 6%로 다소 줄었다. 시가총액 50대 기업을 기준으로 하면 회계법인 인증 비율은 5%(6건)로 떨어지는데, 이는 글로벌 평균(58%)과 차이가 크다. 또 감사인이 인증한 비율은 한국이 1%(1건)에 그친 반면, 글로벌 평균은 42%였다.

인증 기준도 차이를 보였다. 국내 기업들이 ESG보고서 인증에 적용한 기준은 ‘AA1000AS’가 78%에 달했다. ‘AA1000AS’는 영국 비영리기입인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ility)사에서 제정한 것이다.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에서 제정한 인증 업무기준(ISAE3000)에 따라 인증을 한 경우는 7%(21건), KSAE3000(역사적 재무정보에 대한 감사 및 검토 이외의 인증업무기준, 2022년도입)을 사용한 경우 (2%, 6건)를 합쳐도 9%에 불과했다. 반면 해당 기준을 적용한 글로벌 평균 비중은 72%에 달했다.

황정환 삼정KPMG 파트너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ESG 보고와 인증 동향과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글로벌 주요 규제 및 기준이 시행 또는 시행 예정임에 따라 국내 기업과 유관기관 등은 단계적인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파트너는 “미국 및 유럽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국내 기업들은 직접 및 간접 영향에 대해 준비가 필요하다”며 “인증은 공시의무화와 동시에 도입되는 추세로 국내에 인증인의 자격요건, 독립성 등에 대한 감독체계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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