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삼성전기 필리핀 칼람바 사업장 방문 … 인공지능·전기차 시대 ‘기회 선점’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드러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했다.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 후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된다.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고온(150도 이상) △저온 (영하 55도) △외부 충격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의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적층세라믹커패시티(MLCC)사업 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1997년에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 톈진(中)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 회장의 삼성전기 칼람바 생산법인 방문이 의례적인 해외사업장 방문을 넘어 MLCC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

실제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 톈진(중국) 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전장사업 영역에서 MLCC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관심을 바탕으로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를 세웠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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