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미중 디지털패권 경쟁이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 4차산업혁명의 데이터 기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데이터 기술은 국가 군사력에 필수적인 동시에 새로운 산업기술로서 가치가 높다.
중국은 정부가 가진 데이터 수집·관리의 이점을 활용해 국가안보를 지키는 동시에 경제적 이익과 영향력 확대에 중점을 둔 디지털주권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디지털주권 정책에서는 자국 우선주의를 따른다. 디지털이 국가의 정치경제적 이익과 군사안보적 미래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지털 주도권을 확보한 국가가 향후 디지털 경제의 주도권 확보뿐 아니라 군사안보의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정부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를 목표로 제시했다. 국제사회와 함께 정의롭고 공정한 디지털 혁신을 추구한다는 이유를 붙였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 디지털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더 절실하다고 꼬집는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해외기업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커서다. 경제수단을 통한 위협이 군사공격이나 위협보다 광범위하고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 중심에 선 클라우드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디지털전환이 모든 산업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클라우드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조직의 데이터 관리가 조직이 자체시설로 보유한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로 전환되면서다. 이는 해외 곳곳의 사무실과 빠른 정보 교환을 원하는 대기업들에서 두드러진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라는 신사업이 탄생했다. 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HW)뿐 아니라 빅데이터의 소프트웨어(SW) 모두를 품에 안자 SaaS는 기업들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2027년 1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제4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SaaS 비중은 36.6%에 달한다. 2022년 탈레스 데이터 위협 보고서의 글로벌 기업 중 34% 이상이 최소 50개 이상의 SaaS 애플리케이션을 쓰고 있다는 통계와 상통한다.
클라우드 활용도가 확대될수록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역할도 커진다. 사용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질수록 데이터관리는 어려워지고 디지털주권의 침해 가능성은 증가한다. CSP는 해외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국내의 네이버 클라우드, NHN 클라우드, KT 클라우드 등이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디지털주권을 “자신이 의존하고 생성하는 데이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같은 자신의 디지털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주권의 확보는 데이터에 대한 지배력에 의해 좌우된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에 대한 통제력이다.
한국형 클라우스터 출현 절실
과거 우리나라는 여러 선진국 모델을 비교하고 모방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배양하는 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디지털패권시대에는 우리나라 디지털 생태계에 맞는 한국형 모델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주권의 한 축을 담당할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국가와 국민경제를 생각하며 디지털주권을 선도해 나갈 한국형 클라우스터(Cloud+Master) 출현이 절실하다.
NHN클라우드 경영자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