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축제·행사 취소 잇따라

영덕·울진 대게축제 연기

광양매화축제 개최 고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되면서 수도권이 아닌 영호남 지자체들도 각종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정월대보름 행사는 물론 국제행사까지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

경북도의 2월 중 축제는 모두 연기될 전망이다. 영덕군은 축제준비위원회의 건의를 수용해 오는 20~23일 강구항에서 열기로 했던 대게축제를 5월 초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울진군도 이달 27일부터 3월 1일까지 후포항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울진대게 및 붉은대게축제 연기나 취소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정월대보름 행사인 경북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도 전격 취소됐다. 청도군은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라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청도 달집짓기전승보존회는 연인원 500명을 동원해 전국 최대 규모인 높이 20ｍ, 폭 15ｍ, 무게 250톤에 이르는 솔가지로 달집을 만들어왔으며 올해 행사에는 군민과 관광객 1만여명에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북도는 2월로 예정된 해외출장을 모두 취소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매년 1~2월 열리는 일본 경북도민회 신년회에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전우헌 경제부지사를 보내기로 했다. 이 지사는 또 오는 22~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산업전시회(MWC 2020) 참관 등을 위해 유럽출장을 예정했으나 전면 취소했다.

대구시와 수성구 등도 'MWC 2020' 행사장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중국인의 대거 참여가 예상돼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도쿄 도민회 참석 등을 위한 일본출장 일정도 취소됐다.

광주·전남지역 지지자체들도 각종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 순천시는 2월 3~13일까지 예정돼 있던 '2020년 시민과의 대화'를 2일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나주시 순천시 담양군 진도군 신안군 등도 이와 유사한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했다.

해남군의회 의원 1명은 2월 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추진하려던 제주도 연수를 무기한 연기했고, 광양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봄꽃 축제인 광양매화축제 개최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여수시와 고흥군은 2월 22일로 예정돼 있던 고흥~여수 연도교 개통 기념 전국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행사 취소나 연기를 검토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오자 이번 주 중에 개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안군은 지난달 28일부터 50일간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섬 겨울꽃 애기동백축제'를 중단했다.

광주시 남구도 7일부터 열기로 했던 고싸움놀이축제를 무기한 연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일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긴급 종합점검회의를 갖고 "인근 전북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남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총력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부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2월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만262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만 최대 8만 명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관광객 감소 추이를 적용해 추산한 것이다.

시는 지난달 말부터 중국 항공 노선이 감편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에어부산은 장자제, 하이커우, 산야 등 5개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중단하기로 했다. 또 이달 들어 많은 여행사에서 중국발 인바운드 여행 상품을 전부 취소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