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지수 8.73% 대폭락

코스피 두 달 만에 2100선 붕괴

열흘 간 세계 시총 3000조 증발

3일 오전 중국 증시가 11일 만에 개장하자마자 대폭락했다. 이날 오전 상하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73% 급락한 지수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큰 폭으로 하락 출발하며 21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2000선 마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중국발 블랙먼데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증시 104조원 감소 = 3일 오전 9시 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48p(1.30%) 내린 2091.53을 가리키고 있다. 장중 기준으로 2100선 붕괴는 작년 1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61p(1.65%) 내린 631.87을 나타냈다. 한국 증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소매·유통, 운수·장비, 화학 업종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 춘제 연휴 후 첫 개장일…코스피 급락 |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 설치된 시세 모니터가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증시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세계 86개국 증시에서 총 2조5510억 달러(3047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104조원이 줄었다.

중국 본토 증시의 낙폭은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달 30일, 열흘 만에 개장한 대만 증시는 신종 코로나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루에 5.8% 폭락한 바 있다. 이보다 먼저 개장한 홍콩 증시의 H지수는 사흘 만에 6.7% 떨어졌다. 중국 본토 증시의 경우 그동안 개장이 미뤄진 만큼 쌓인 악재에 막대한 매도세가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블룸버그는 시장에 퍼진 레버리지(부채로 주식 매입)가 바이러스 악재를 만나면서 증시가 수직 낙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운영으로 3일 시장에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은행 전체 유동성은 전년 동기대비 9000억원 위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장 이후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불가피해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 공급 정책이 발표되었고 추가적으로 지준율 및 금리 인하 등도 우선적으로 시행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본토 주식시장이 더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원화약세 지속 예상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원달러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일 오전 9시 7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096.2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5.2원 오른 1197.0원에 출발한 뒤 119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계속되며 원달러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개장하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도 변수다. 원달러환율이 1200원을 뚫을지 금융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과거보다 높아진 중국의 영향력과 약한 경기 펀더멘털이 원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중국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국내 경기 펀더멘털은 비교적 견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1200원의 지지선을 뚫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사스 때와 같이 중국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경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할 것"이라며 "이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을 소멸시키는 이상의 파급력을 줄 수 있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전개될 급격한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해 원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 수급 이탈이 현실화된다면 코스피 1900선 하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 신종코로나가 과거 5개월간 확산했던 사스 사태와 유사하게 전개된다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p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1900선을 밑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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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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