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에 미국도 초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현재 미국 내 확진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의심환자도 36개주에서 230여명이 있어 감염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미국은 정부 차원은 물론 민간 기업들, 대학들도 동원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머문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들은 미국입국을 불허하는 입국금지령까지 발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나 감염되지 않은 것을 입증해야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강력한 조치이다. 미국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자국민들에게 여행주의보 중 최고 단계인 레벨 4를 발령해 중국에 가지 말라는 여행금지령을 내려놓고 있다.

미국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신종코로나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불안공포 갈수록 확산 = 미국의 3대 항공사들은 중국행 항공기 운항을 대거 취소했다. 미국대학들은 유학연수로 중국에 가 있는 재학생들에게 일시 귀국령을 내리고 중국방문 금지령도 발동했다. 스타벅스, 맥도널드, 애플 등 중국에 진출했거나 거래하고 있는 미국기업들은 중국내 매장 수천 곳의 문을 닫고 있다. 미국은 예전 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와 같이 연방정부와 각 지역정부, 민간기업을 가리지 않고 대유행 전염병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다소 과도한 것처럼 보이는 조치들을 총동원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미국에서도 갈수록 확산, 증폭되고 있어서다. 진원지 중국의 상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중국 외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데다가 미국내 확진자와 의심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2019~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확진자들이 1만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자도 3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 바이러스 공포가 널리 확산, 증폭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받은 환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격리 병동으로 옮겨지는 중국 신종코로나 확진자 | 1일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한 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를 격리 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푸양 AP=연합뉴스


8번째 확진자는 보스턴에 살고 있는 20대 남성으로 역시 중국 우한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 발병했다.

이로써 미국내 확진자들은 캘리포니아주가 3명으로 가장 많고 일리노이주 2명, 워싱턴주와 애리조나, 매사추세츠주 각 1명씩을 기록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사는 부부는 부인이 중국 우한을 방문하고 귀국했다가 2번째 확진자가 됐으며 그의 남편이 6번째 확진자가 돼서 미국 내에서는 최초의 사람간 전염 사례로 꼽혔다.

미국 내 확진자 대다수가 중국 우한을 직접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데 비해 시카고 부부는 사람간 전염이기 때문에 대유행 전염병으로 비화되지나 않을까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중국체류자 미국입국 금지 = 여기에 미국내 의심 환자들은 36개 주에서 241명으로 늘어나 있다. 241명을 검사한 결과 8명 확진 이외에 114명은 음성으로 나왔고 119명은 검사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사람간 전파까지 본격화되자 미국이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에 있었던 모든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트럼프행정부는 1월 31일 최근 중국에 있었던 모든 외국인들의 미국입국을 거부하는 입국금지조치를 전격 발동했다. 알렉스 아자르 연방보건복지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지휘부 등은 이날 백악관 긴급 발표를 통해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안 중국에 있었던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로 알려진 14일 이내에 중국에 있었던 중국인들은 물론 중국 방문 외국인들까지 미국을 방문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미국에 오려면 중국을 떠난 지 14일이 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입국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60년만에 첫 강제 격리조치 발동 =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중국을 오가는 여행을 하지 말라는 사실상의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여행주의보 중에서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시키고 모든 미국인들은 중국을 여행 하지 말라고 강력 권고했다. 국방부는 모든 미군들과 군무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강력 대처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고 증상자가 발생할 때 즉각 CDC에 환자를 넘기고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라고 명령했다

미국정부는 특히 60년만에 처음으로 보기 드문 강제 격리조치까지 발동했다. 연방정부는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편으로 대피시켜 로스앤젤레스에서 60마일 떨어진 공군기지에 도착한 외교관과 그 가족 등 195명에 대해 중국 출발일로부터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격리보호하기로 했다.

미국은 3일 중 두 번째 전세기를 보내 중국 우한 인근에서 미국 고향으로 귀국하기를 원하는 미국인들을 추가로 귀국시킬 것이라고 밝혀 놓고 있다. 2차 대피 귀국자들은 특정장소에서 중국을 출발한 날로부터 잠복기인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강제격리 보호를 받게 된다.

◆미 전역 통제하는 20대 국제공항 검역 = 미국은 중국 등 외국으로 부터 미국에 도착하는 승객들에 대해서는 미국내 주요 20개 국제공항에서 발열 검사하는 검역을 실시하고 있어 미 전역 50개주와 푸에르토리코의 모든 관문에서 신종 코로나 차단에 돌입했다.

CDC의 격리 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워싱턴 덜레스, 볼티모어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왁, 보스턴, 휴스턴 조지 부시, 댈러스 포트워스, 마이애미, 샌디애고, 시애틀, 호놀룰루 등 주요 국제공항들이 모두 포함됐다.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환자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체온계로 직접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발열환자가 발견되면 즉각 2차 정밀검역을 실시하고 CDC 격리시설에 머물게 하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 초기에 5개 국제공항에서 검역을 시작했다가 20곳으로 확대한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직항편이 도착하는 미국 내 공항들인 뉴욕 JFK 국제공항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그리고 이들과 국내선으로 연결되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시카고 오헤어, 애틀랜타 국제공항이 첫 검역장소였다.

◆중국 진출 미국 기업들도 폐쇄 조치 = 미국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했거나 거래하고 있는 미국기업들도 일제히 폐쇄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메리칸, 델타, 유나이티드 등 미국의 3대 항공사들은 31일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 한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부터 2월 초에 배정했던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하기 시작하자 아메리칸 에어라인, 델타도 잇따랐고 2월초부터 3월말까지 중국행 노선을 거의 전부 운항 취소하는 특단의 조치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중국행 항공티켓을 구입한 승객들이 벌금없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중국에 학생들을 유학연수보낸 미국대학들이 일제히 본국 귀국령과 여행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워싱턴 일원에서는 조지타운, 조지 워싱턴, 아메리칸 대학 등 사립대학들과 UVA 버지니아대학과 UMD 메릴랜드 대학이 중국에 유학 중인 학생들에게 미국으로 일시 귀국하도록 독려하고 재학생들에게는 당분간 중국을 여행하지 말라는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중국에 진출한 미 기업들도 초비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중국 내 매장 전체의 절반인 2000곳 이상을 일시 폐쇄했으며 맥도널드는 중국내 3000곳의 매장가운데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내 매장은 전부 문을 닫았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주로 생산 판매하고 있는 애플은 일부 매장을 폐쇄하고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

◆CDC 총괄지휘, 지역당국 총출동 = 미국에서는 사스, 에볼라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CDC가 즉각 총괄 지휘에 나섰다. 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질병을 통제 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연방기관이다. 즉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일단 미국에 전파됐을 때 확산을 저지 하는 통제작전을 진두지휘하는 곳이다.

CDC는 1946년에 창설돼 73년이 되고 있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미 전역에 지부를 두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이 한해 120억달러의 예산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도 2003년 공포속에 몰아넣었던 사스(SARS)와 87%나 동일하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에 전파되자 CDC는 즉각 지역 당국과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미국내 전염과 확산을 막기위한 대대적인 추적과 검사에 돌입했다.

CDC와 지역당국은 중국 우한을 방문했던 시애틀이 있는 서부 워싱턴주 거주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임을 밝혀낸 후 감염경로와 미국내 접촉자들이 증상이 있는지 일일이 추적했다.

모든 확진자들이 중국 우한을 방문했던 사람들로 확인됐지만 시카고 부부는 2번째 확진자인 부인이 6번째 확진자인 남편에게 전파해 미국 내에선 최초의 사람간 전염 사례로 특정했다. CDC는 이어 미국내 20대 국제공항에서 발열검사 검역하는데도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20대 국제공항에는 CDC의 격리치료시설이 있는 곳들이어서 환자발생시 격리치료하게 된다.

CDC는 이와 함께 국무부가 전세기를 띄워 중국 우한에서 미국 영사관 직원 등 210명을 데려오는데도 현지 동행했으며 로스앤젤레스 인근 공군기지에 도착시킨 후에는 잠복기로 알려진 14일간 의무적으로 강제격리 보호하며 감염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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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