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보상민원 많고 … 모집민원은 메리츠·한화손보가 많아

민원건수 어떻게 취합·분석했나

손해보험 상품은 실제 피해액에 상응해 보상(실손보상)하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보상 과정에서 민원이 많이 제기된다. 보험사의 심사 기준과 소비자의 생각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상 과정에서 소비자의 불만을 덜 일으킨 보험사와 그렇지 않은 보험사는 어디일까.

실손보상을 기본으로 하는 손해보험 특성상 모집민원보다는 보상민원이 월등히 높다. 2022년 보상 민원이 유독 크게 늘어난 것은 백내장 수술 지급 심사를 강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6일 내일신문이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게시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환산민원건수(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 데이터를 취합·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손해보험 보상 민원은 2022년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보상 민원의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2019년 5.14건, 2020년 5.48건 2021년 5.96건에서 2022년에는 9.03건으로 급증했다. <'손보 유형별 민원 추이' 그래프 참조>

2022년 민원 급증은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민원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손보험에서 고가의 다초점렌즈 삽입 수술비를 보상해주는 점을 악용해 일부 의료기관들이 부당·과잉 수술을 벌여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금융당국과 손보업계가 지난해 4~5월경 백내장 수술에 대한 보험금 지급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보상 민원이 2022년 2분기와 3분기에 폭증했다.

◆보상 민원, DB·롯데·메리츠 적어 = 회사별로는 MG손보와 흥국화재의 보상 민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MG손보의 4년간 보상 민원건수는 9.31건, 흥국화재는 7.31건이었다. 집계대상 손보사 9개사의 4년 평균 보상 민원건수는 6.40건이었다. MG손보는 2019년 5.66건, 2020년 6.19건, 2021년 8.88건에서 2022년에는 16.52건까지 급증했다. 흥국화재도 2019년 6.34건, 2020년 6.50건, 2021년 6.56건에서 2022년 9.83건으로 뛰었다.

 

4년간 보상 민원이 덜 발생한 손보사는 DB손보로 4.86건으로 가장 낮았다. DB손보는 2019년 2.79건으로 매우 적었고 2020년 4.02건, 2021년 5.89건, 2022년에는 6.73건까지 올라갔으나 전체 평균보다는 아래였다.

그밖에 롯데손보도 4년 평균 5.82건, 메리츠화재 5.84건으로 보상 민원이 많지 않았다. 롯데손보의 경우 2019년 5.93건, 2020년 4.60건, 2021년 3.67건으로 꾸준히 줄었으나 2022년 9.08건으로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모집 민원, 삼성·KB 양호 = 손보사의 모집민원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2019년 1.31건, 2020년 1.15건, 2021년 1.02건으로 줄었으며 2022년에는 0.71건까지 감소했다. 특히 설명의무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020년 제정되고 이듬해 3월 말부터 시행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상품은 생명보험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에 모집 민원이 덜한 편이다. 금감원이 매년 내는 금융민원 통계를 보면 전체 민원 중 보험 모집 민원은 7% 수준에 불과하고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민원이 45% 정도를 차지한다.

그 때문에 보험사간 민원건수 차이도 크지 않았다. 손보사 중 모집민원이 높은 편에 속하는 곳은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이었는데 2019~2022년 4년간 메리츠화재의 10만건당 모집 민원건수는 1.39건, 한화손보는 1.36건이었다. 손보사 전체 평균 건수인 1.05건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업계 전체적으로 모집 민원이 감소세를 보였듯 메리츠화재도 2019년 2.01건, 2020년 1.39건, 2021년 1.33건, 2022년 0.83건을 기록했고 한화손보도 2019년 1.76건, 2020년 1.70건, 2021년 1.15건, 2022년 0.85건으로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9개 손보사 중 모집 민원이 적은 곳은 삼성화재(0.73건), KB손보(0.82건)였다. 삼성화재는 2019년 1.11건에서 2020년 0.77건, 2021년 0.58건이었고 2022년에는 0.47건까지 줄어들었다. KB손보 역시 2019년 1.05건, 2020년 0.89건, 2021년 0.63건, 2022년 0.74건으로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게시된 회사별 민원건수. 사진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민원건수 어떻게 취합 분석했나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는 '민원건수'가 분기별로 게시된다. 회사별로 발생한 '민원건수'와 함께 '환산민원건수'가 올라와 있다.

민원건수는 절대적인 수치로, 일반적으로 보유계약이 많은 대형사일수록 많고 보유계약이 적으면 민원도 덜 발생한다. 반면 환산민원건수는 보유계약 10만건당 발생한 민원건수를 뜻하는 것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비율 또는 빈도를 보여준다. 다만 보유계약 수가 너무 적으면 민원건수가 많지 않아도 환산민원건수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분석 대상은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내는 금융민원 동향을 참조해 개별 보험사의 민원이 전체 민원건수의 2% 미만인 경우 조사대상에서 제외해 총 9개사를 꼽았다.

민원 데이터가 분기별로 공시되다보니 연간 데이터로 만들기 위해 1~4분기의 환산민원건수를 단순 평균해 연간 환산민원건수를 도출했다.

이미 환산된 수치를 다시 평균을 내는 방식이어서 실제 연간 환산민원건수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연도별 추세나 다른 보험사와의 비교에는 큰 문제가 없다.

["2019∼2022 보험 민원건수 분석"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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