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삼성화재, 일반보험-메리츠, 장기보험-MG손보 민원 최다

손해보험사들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 일반, 장기보험 3가지다. 이 가운데 어떤 보험상품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보험사별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장기보험은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이슈로 인해 2022년 들어 크게 증가했다.

6일 내일신문이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게시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환산민원건수(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 데이터를 취합·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상품은 자동차보험이었고 다음이 일반보험, 장기보험 순이었다.

자동차보험은 4년 평균 환산민원건수가 14.62건이었는데 이는 10만건당 약 14건의 민원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다음은 일반보험으로 13.51건이었고 장기보험은 7.76건이었다. 그러면 어느 손해보험사에서, 어떤 상품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했을까.

◆자동차보험 민원, 흥국화재 적어 = 자동차보험의 경우 2019~2022년 동안 삼성화재가 4년 평균 18.16건으로 가장 민원이 많았다. 조사대상이 된 9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4년 평균 민원건수는 14.62건이었다.


삼성화재의 민원건수는 2019년 18.87건에서 2020년 19.35건으로 늘었다가 2021년 17.54건, 2022년 16.87건으로 다시 줄었지만 4년 평균치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자동차보험 민원이 많은 곳은 MG손보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1.96건으로 낮았지만 2020년에는 19.26건, 2021년 21.37건으로 급증했다가 2022년 14.61건으로 줄었다. MG손보의 경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낮아 보유계약건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환산민원건수로 계산할 경우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는 편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자동차보험 민원이 적었던 보험사는 가장 적은 곳은 흥국화재로 나타났다.



흥국화재는 4년 평균 9.85건으로, 2019년 9.63건 2020년 10.45건 2021년 10.94건 2022년 8.38건으로 자동차 민원 관리가 꾸준히 잘 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민원은 주로 과실비율로 인한 보상 민원인데 차량 운행량이 많아질수록 사고가 늘면서 민원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에 제약이 많았던 2020년과 2021년에 민원이 줄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더 늘어났고,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된 2022년에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손보 상품별 민원 추이' 그래프 참조>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실제 경찰청 통계를 봐도 전체 사고 수가 줄었고 사망 및 부상사고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면서 "안전속도 5030 정책이 2021년 4월부터 시행됐는데 그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은 전국 도시 지역 일반도로에서 시속 50km, 어린이보호구역 및 이면도로에서는 시속 30km 이하로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일반보험 민원, 삼성·KB 양호 = 화재보험 여행자보험 영업배상책임보험 등 다양한 상품이 포함된 일반보험의 경우 최근 4년간 꾸준히 민원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보험은 통상적으로 보험기간이 1년 이내인 보험으로, 보험기간이 장기인 장기보험과 대비되는 상품이다.

일반보험의 4년 평균 민원건수는 13.51건이었는데 2019년 12.28건에서 2020년 12.67건, 2021년 14.23건, 2022년 14.85건으로 계속 증가해 2022년에는 자동차보험 민원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일반보험의 보유계약이 증가하면서 민원도 같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회사별로는 메리츠화재의 일반보험 민원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다음으로 흥국화재, 롯데손보 순이었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 23.72건, 2020년 26.84건, 2021년 35.65건, 2022년 34.63건으로 4년 평균 30.21건을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2019년 21.32건, 2020년 22.18건, 2021년 23.77건, 2022년 22.38건으로 4년 평균 22.41건이었다.

롯데손보는 2019년 18.01건, 2020년 17.94건, 2021년 19.76건에서 2022년 31.69건으로 급증하며 4년 평균 21.85건을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일반보험 보유계약을 계속 줄여나가고 있어 환산민원건수가 갈수록 높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보험 민원이 적은 손보사는 삼성화재와 KB손보로 조사됐다. 4년간 삼성화재는 1.65건에 불과했고 KB손보는 3.79건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일반보험은 대형사일수록 보유계약이 월등히 많아 환산민원건수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장기보험 민원, 삼성·DB·KB 적어 = 실손보험 운전자보험 치아보험 치매보험 상해보험 등의 상품이 있는 장기보험은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이슈로 인해 2022년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보험 연간 환산민원건수를 보면 2019년 6.92건, 2020년 6.70건에서 2021년 7.05건으로 올랐고 2022년 10.35건으로 급증했다.

백내장 수술에서 과잉·부당 진료가 대거 발생하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 4~5월경 지급심사 기준이 강화되자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4년간 장기보험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MG손보와 흥국화재였다. 장기보험 민원의 전체 평균은 7.76건이었는데 MG손보와 흥국화재는 각각 11.72건, 10.15건이었다. MG손보는 2019년 7.89건, 2020년 8.00건에서 2021년 11.42건, 2022년에는 19.55건까지 증가했다.

반면 2019~2022년 4년간 장기보험 민원이 적었던 손보사는 삼성화재(4.93건)과 DB손보(6.09건), KB손보(6.47건)였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게시된 회사별 민원건수. 사진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민원건수 어떻게 취합·분석했나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는 '민원건수'가 분기별로 게시된다. 회사별로 발생한 '민원건수'와 함께 '환산민원건수'가 올라와 있다.

민원건수는 절대적인 수치로, 일반적으로 보유계약이 많은 대형사일수록 많고 보유계약이 적으면 민원도 덜 발생한다. 반면 환산민원건수는 보유계약 10만건당 발생한 민원건수를 뜻하는 것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비율 또는 빈도를 보여준다. 다만 보유계약 수가 너무 적으면 민원건수가 많지 않아도 환산민원건수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분석 대상은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내는 금융민원 동향을 참조해 개별 보험사의 민원이 전체 민원건수의 2% 미만인 경우 조사대상에서 제외해 총 9개사를 꼽았다.

민원 데이터가 분기별로 공시되다보니 연간 데이터로 만들기 위해 1~4분기의 환산민원건수를 단순 평균해 연간 환산민원건수를 도출했다.

이미 환산된 수치를 다시 평균을 내는 방식이어서 실제 연간 환산민원건수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연도별 추세나 다른 보험사와의 비교에는 큰 문제가 없다.

["2019∼2022 보험 민원건수 분석"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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