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지역대회 비판

“당원, 표 찍는 기계 아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가 “우리가 메뚜기 떼냐”며 대회 운영방식을 비판했다. ‘집단 쓰레기’라는 표현을 썼다가 철회했지만 대회 시작 전부터 권리당원 투표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의 연장으로 풀이된다.

정견 발표하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 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김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두고 “어느 연예인이 자신이 초대한 게스트와 함께하는 팬클럽 행사장을 보듯, 한 사람을 위한 형식적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통도 판단도 필요 없이, 연설도 듣기 전 표만 찍는 기계로 당원을 취급하면서 민주주의를 판매하는 행위는 민주당답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일부터 시작된 8.18 전당대회 지역별 경선에서 권리당원들의 온라인 투표가 후보 합동연설회 전날 시작돼 연설 종료 20분 뒤 마감돼 현장 연설의 효과는 줄어들고 기존 지지세가 강한 후보에게 표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측은 페이스북 메시지와 관련해 “‘쓰레기’ 발언은 후보 뜻이 와전돼 메시지팀이 실수로 업로드한 것”이라며 “메시지팀장과 SNS팀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집단 쓰레기’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이후 게시된 글에서 그는 “(온라인 투표를) 연설회도 하기 전에 미리 진행하는 현재의 전당대회 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이틀에 걸쳐 지역대회를 운영해 토론회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의 알메달렌 공원의 정치축제를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에 과연 민주주의가 있는가라는 국민의 오랜 물음에 올바른 답을 드리는 대표가 되고 싶다”면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이 살아있는 민주당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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