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7 평양회담과 다른 점

비핵화 공식의제, 이번이 처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 2007년 노무현-김정일에 이어 세 번째 평양정상회담이다.

남과 북은 2000년 6월13일부터 15일까지 평양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산가족 문제해결 노력, 경제 및 사회·문화 교류확대 등을 다짐한 '6.15남북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점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남북이 당장 제도적·법적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현 체제를 인정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교류 협력을 통해 점진적·단계적으로 통일을 실현해나간다는 데 합의한 것이다. 6.15선언은 남북공동성명과 함께 현재까지 남북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통일장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15선언의 결과 금강산관광이 시작됐고 개성공단이 조성됐지만 관광객 피격사건과 UN제재로 중단·폐쇄됐다.당시에는 북핵실험이 있기 전이어서 비핵화가 의제로 올라오지 않았다.

2007년 10월2일부터 4일까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애초 8월28일부터 30일까지 열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수해로 연기됐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정체제 종식과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직접 관련된 3자 혹은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 내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협력해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벌여 나가기로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 정상선언)'이 채택됐다. 10.4 정상선언은 6.15 선언의 세부사항에 대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담은 합의서였지만 노 대통령 임기말에 채택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휴지'가 됐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비핵화로드맵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 첫 북핵실험으로 위기에 치달았지만 비핵화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키로 함에 따라 정상회담 의제에서는 빠졌다. 정상회담 공식의제로 비핵화가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는 북미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두 정상은 지난 4월27일과 5월26일 판문점 회담에 이어 일년만에 세번째 만났다. 풀어야 할 숙제는 무겁고 어렵지만 분위기는 '친구'간 의 일상적인 만남처럼 이뤄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과거 회담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과거에는 선언이나 성명을 내는 게 주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천적 조치, 행동계획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했다. 남북관계개선과 비핵화, 군사적 긴장조치 완화 등과 관련해 '말' 아닌 '행동'을 보일 때라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제가 얻고자 하는 것은 평화다. 국제정세에 따라 흔들리는 임시적 변화가 아니라 국제정세가 어떻게 되든 흔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라고 회담에 임하는 각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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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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