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행지수 순환변동치, 35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 감염증 리스크 반영 안돼

현재와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5개월만에 동반상승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해까지 수축국면을 벗어나 회복세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p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p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승 폭도 0.2p→0.3p→→0.4p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경기 반등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의 변화가 감지되는 셈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일부 늘어났다"며 "선행·동행 순환변동치 동반 상승은 2017년 1월 이후 35개월만"이라고 밝혔다.


◆정부·KDI 관측과 일맥상통 = 이런 흐름은 최근 정부나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전망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와 KDI는 1월 경제전망에서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서비스업생산과 소비는 상승세에 있고, 설비투자도 부진을 벗어나는 중이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사실상 정부와 국립연구기관인 KDI 모두 '올해부터 우리나라 경제가 수축국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조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호부터는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뺐다. 올해 1월호에서도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등의 흐름을 '상승세'로 평가했다.

KDI도 1월 경제전망에서 10개월 만에 '경기부진'이라는 표현을 뺐다. 오히려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일부 지표가 경기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다만 "아직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개선신호 뚜렷"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개선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증가했고, 설비투자와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 수주도 크게 증가했으며, 35개월 만에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해 경기개선의 신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모두 상승해 경제 심리 개선 흐름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홍 부총리는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연초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실물 지표상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전개 상황에 따른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 중"이라고 말했다.

◆2개월 연속 '트리플 증가' = 한편 지난해 12월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 주요 지표도 함께 증가해 전월에 이어 2달 연속 '트리플 증가'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기계장비(12.6%)와 전기장비(8.9%) 증가세에 힘입어 3.5% 늘면서 전산업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0.3% 늘었다. 신차 출시에 따라 승용차 판매가 늘었고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으로 가전제품 판매도 늘면서 내구재 판매가 3.9%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9% 늘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각각 9.1%, 15.7% 증가한 영향이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1%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같은 달보다 13.2% 늘었다.

안형준 심의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과 관련 "2003년 사스 사례를 보면 서비스업 영향으로 끝나고 제조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추가로 제조업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바이러스 전개 양상이나 심각성을 보고 추후 확인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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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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