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2시간 늦은 8시에 착륙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함께 탑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거주 교민 일부가 1차로 한국에 도착했다. 불안에 떨던 교민들이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중국 우한거주 교민 귀국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대기 중인 모습. 사진 김신일 기자

외교부 및 대한한공에 따르면, 우한거주 교민 367명이 탑승한 정부 전세기가 31일 오전 6시 3분(현지시간 5시 3분) 우한공항을 이륙, 오전 8시 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대한항공 KE 9883편 보잉 747 여객기가 30일 오후 9시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 오후 11시 22분께 우한공항에 착륙했다.

전세기에는 정부 신속대응팀 20명이 탑승했고, 우한에 전달할 긴급 의료구호 물품도 함께 실렸다.

1차로 귀국하는 탑승객들은 우한과 인근지역에서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720여명 중 약 절반이다. 총영사관 공지에 따라 한국시간으로 전날 오후 9시까지 공항에 집결했다.

이들은 체온측정, 검역 등을 거쳐 '무증상자'만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기는 검역과 출국절차를 마치느라 예정된 시각보다 2시간 가량 출발이 늦어졌다. 전날 오후 4시(현지시간 3시)에 우한에서 철수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당국의 허가지연으로 출발이 미뤄진 점을 고려하면 무려 15시간 늦어진 출발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출발이 늦어진 데 대해 "중국 당국의 검역후 한국 측 검역 과정이 매우 꼼꼼하게 진행돼 오래 걸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측은 무사히 수송을 마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수송과정에서의 정부대응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과 교민들을 불안케 했다.

당초 정부로부터 전세기 요청을 받은 대한항공은 30, 31일 이틀간 모두 4편의 전세기를 편성했다. 1차로 30일 오전 10시와 정오에 1대씩 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1대씩 순차적으로 보내자"는 중국측 입장에 따라 2대가 1대로 축소되고, 출발시각도 11시간 미뤄졌다.

수송계획이 차질을 빚자 현지 교민들도 혼란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계획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중국측과 제대로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했다는 것이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전세기에 직접 탑승해 눈길을 끌었다. 보여주기 민폐 등 일부 비아냥이 나왔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조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은 국적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국가적인 비상상황에서 교민수송을 맡은 항공사 CEO로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감염위험에도 탑승한 승무원 등을 격려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탑승 승무원들은 모두 자원자들로 구성됐다. 현재 탑승 승무원은 전원 ‘자발적 격리’에 들어갔다.

정부는 나머지 탑승 신청자를 태우기 위한 추가 전세기 운항 협의를 중국당국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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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김신일 기자 · 연합뉴스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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