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철광석 동 니켈 아연 일제히 ↓ … 불확실성 증가, 수요부진 전망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57.76달러로, 올 첫 개장일인 2일 65.69달러보다 7.93달러(-1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66.25달러에서 52.14달러로, 무려 배럴당 14.11달러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가 유가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장가동 축소, 여행객 감소 등이 석유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수요 위축과 미국 원유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동은 제련소간 감산합의도 무산 = 동 니켈 철광석 우라늄 등 주요 광물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광물공사가 조사한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 가격은 1월 셋째주 톤당 6247달러에서 넷째주 6105달러로, 2.3%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이 중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불거지면서 24일에는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처음 톤당 60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말 동 제련소간 생산량 감산합의가 무산된 점도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니켈 가격은 같은 기간 톤당 1만3990달러에서 1만3506달러로 3.5% 급락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스테인리스 산업경기 악화우려에 따른 수요부진,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량 증가추세로 니켈가격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월 넷째주 LME 니켈 평균재고량은 18만9539톤으로 10주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1월 첫째주 대비 24.9% 늘었다.

철광석은 같은 기간 톤당 96.67달러에서 95.47달러로 1.2% 떨어졌다. 1월 셋째주 주요항구의 철광석 수입량이 전주대비 157만톤 감소했고,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허베이성 철강산업 차질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춘절연휴 직후인 31일 거래재개 예정이던 철광석 선물시장 재개시기를 2월 3일로 연기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우라늄은 1월 셋째주 24.68달러(1b당)에서 넷째주 24.55달러로 0.5% 하락했다. 우라늄 가격하락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유럽연합(EU)의 그린 딜 계획(향후 10년간 1조원 투자)에 원자력발전이 제외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투자수요 위축이 반영된 셈이다.

◆우한, 철강시장 비중 커 공급차질 예상 = 향후 원자재시장은 다양한 변수가 내재돼 있지만 급격한 반전은 예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원자재시장 컨설팅기업 '코리아pds'가 분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자재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내내 원유시장의 공급과잉 여건을 타개할 유일한 돌파구는 중국의 미국산 원유수입량 확대 여부'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거진다면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되고, 석유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현재 공급과잉 시장에서 유가 추가하락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시장에 있어 중국의 위상은 급격히 커졌다. 사스(SARS)가 유행하던 2003년 대비 현재 중국의 석유수요는 153% 증가한 반면 미국의 석유수요는 9% 증가에 그쳤다. 현재 전세계 석유소비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이른다.

또 코리아pds는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우한이 중국 철강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공급차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열연코일, 냉연코일, 철근 등 주요 철강재의 우한시장 유통재고는 중국 전체 재고량의 8~9%를 차지한다.

세계 2위 조강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바오우강철그룹의 우한강철이 우한시에 소재하고 있는 점도 생산차질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우한강철은 바오우강철과 합병이전인 2015년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1위에 올랐던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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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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