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팝업스토어 찾아다니며 인증샷 유행

“성수동 북촌 서촌 등 전용 부동산도 인기”

최근 유통업계는 고객과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잘 전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핵심매장)와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여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다. MZ세대사이 인증샷을 찍어 사회관계망(SNS)에 일상을 공유하거나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브랜드 공간을 찾아다니는게 문화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짧은 기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마케팅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고 있다.

주류업계 역시 다양한 브랜드 공간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국내 주류시장의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류를 단지 마시는 상품이 아닌 취미생활 혹은 가치소비 일환으로 여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류업계는 이런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해 공간 마케팅을 통해 더욱 밀도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는 서울 광화문에 플래그십스토어 ‘광화문 더 발베니 바’(The Balvenie Bar)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발베니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또 제품을 직접 맛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고 발베니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체험할 수 있다.

광화문 더 발베니 바는 전통 한국의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꾸며진 공간이다. 발베니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 메뉴는 미쉐린 스타 셰프가 발베니와 함께 했을 때 위스키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인다.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는 블랙 트러플을 곁들인 감자 우엉 밀푀유, ‘발베니 16년 프렌치 오크’는 캐비어를 얹은 딸기무스, ‘발베니 21년 포트우드’는 금귤 타르트와 함께 제공된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관계자는 “광화문 더 발베니 바는 위스키를 사랑한다면 누구나 쉽게 방문해 발베니를 접하고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지난해 개점 이후 차별화된 공간과 콘텐츠로 소비자 사이 입소문을 얻으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양소주는 640㎖ 페트(PET) 제품 출시를 기념해 12일까지 서울 성수동 GS25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인 도어투성수에 ‘선양카지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선양카지노’는 독특한 콘셉트로 젊은층 호기심을 이끌며 사전 입장예약이 5일 만에 조기 마감되는 등 초기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개장 첫날부터 현장 대기를 위한 오픈런이 연일 이어지며 ‘선양카지노’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18일간 팝업스토어에는 약 1만2200명 누적 방문객이 다녀가며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팝업스토어 ‘플롭선양’에 이어 연타석 팝업 흥행을 달성했다.

카지노 콘셉트로 구성된 이번 팝업스토어는 매장 입장시 제공되는 칩을 활용해 게임을 즐기고 선양을 맛보면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카지노처럼 조성된 게임존에서 주어진 칩으로 카드마술, 빅휠 등 다양한 게임에 베팅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얻게 된 칩은 레트로 술상 담요 그립톡 등 선양소주 굿즈 12종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타이거 맥주도 서울 성수동에 ‘타이거 라들러 비닐하우스’ 팝업스토어를 15일까지 운영한다. 도심 속에서 타이거 라들러 상큼한 과일 본연의 맛을 즐겨 보자는 메시지를 담아 온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비닐하우스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서울 익선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누디트 익선’에서 12일까지 ‘칠성 스테이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미래와 과거를 잇는 칠성 스테이션’이라는 콘셉트 팝업스토어를 열고 칠성사이다와 계란을 챙겨 떠나는 추억의 기차여행을 표현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칠성사이다 출시 74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칠성사이다 레트로 에디션’을 알리고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울 롯데철성음료 칠성사이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 팝업스토어. 사진 롯데칠성음료 제공

팝업스토어는 ‘칠성 스테이션’ ‘전자 오락장’ ‘칠성당’ 총 3가지 공간으로 구성됐다. 건물 입구는 사이다 뚜껑을 여는 청량한 소리가 나오는 대형 사이다 조형물로 장식했다.

칠성 스테이션은 기차역 콘셉트로 꾸며져 칠성사이다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과 미디어아트 통해 실제 기차에 탑승한 기분과 기차 여행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 관람객은 과거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레트로 감성 매표소와 매점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칠성 사이다를 재해석한 백남준 작가 50주년 작품 ‘꽃가마와 모터사이클’ 전시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에 1만명이 다녀갔다"며 "칠 "칠성사이다가 추구해온 감성을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팝업스토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는 19일까지 복합문화공간 스테이지35 성수 1층에서 ‘보이넥스트도어 샌드사운드 협업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샌드사운드 보이넥스트도어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샌드사운드는 4월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와 협업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보이넥스트도어 대표 문양인 문(Door) 그래픽 디자인이 들어간 티셔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샌드사운드는 보이넥스트도어 특유의 색을 입혀 이번 팝업스토어를 차별화된 체험형 공간으로 꾸몄다.

뉴멕시코(New Mexico)를 배경으로 마치 현지 거리를 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내부에 도로를 구현했다. 매장 한편에는 폰숍(전당포)을 배치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냈다. 또한 보이넥스트도어를 상징하는 6개 문으로 이루어진 포토존을 마련했다. 각각 문을 열어 멤버들 개성이 담긴 화보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곳에서 샌드사운드는 보이넥스트도어 협업상품을 비롯해 봄여름 신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SPA 브랜드 ‘샵사이다'(CIDER) 팝업스토어를 8월 8일까지 약 3개월간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1층에서 진행한다.

샵사이다는 2020년에 선보인 미국 LA기반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유명 K-팝 아이돌 일상복으로 유명세를 타며 인지도를 넓혔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샵사이다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 롯데쇼핑 제공

빠른 배송 서비스와 ‘개강룩’ ‘휴가룩’등 상황별 스타일을 제안하는 ‘큐레이션’(Curation)기능으로 1030세대 고객 취향을 적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샵사이다는 130개국에 진출하였으며 한국 매출은 전체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체 구매 고객 중 대부분이 15~35세 사이로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을 빠르게 끌어 모으고 있다. 이번 팝업은 유통사에서 진행하는 샵사이다의 단독 팝업스토어인만큼 상품 구색을 대폭 강화했다. 우선 ‘베스트셀러’ 상품을 포함해 최대 350가지 다양한 스타일을 300㎡(90평) 대형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팝업 매장임에도 사이즈별로 상품을 비치해 고객이 고른 상품을 직원 호출이나 대기없이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빠르게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하는 샵사이다 특성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그대로 구현해 매장 내 상당수 제품을 2주마다 교체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MZ세대와 브랜드간 빠른 소통이 가능해졌다”며 “서울 성수동과 서촌 북촌 등지 팝업스토어로만 운영되는 부동산이 늘고 있을 정도로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정석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