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중진들 현 방장 재추대

성철문도회 등 대원 스님 추대

경남 합천 해인사가 최고 어른 격인 방장 선출을 앞두고 양분됐다. 현 방장 원각 스님과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 간 2파전으로 압축분위기인데 두 스님은 10년 전에도 맞붙었다. 10년 임기의 해인총림 제10대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는 30일 오후 2시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해인총림 안정 기자회견
지난 25일 ‘해인사 안정과 총림 수호를 위한 원로중진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는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방장인 원각 스님의 방장 재추대를 촉구했다. 사진 특대위 제공

25일 ‘해인사 안정과 총림 수호를 위한 원로중진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는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방장인 원각 스님의 방장 재추대를 촉구했다.

특대위는 해인총림의 정상화와 산중대중의 화합을 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총림의 안정화에 노력하는 중진특위 스님들을 믿으시고 한국 최초의 총림이자 최고의 가람이라는 본래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승려복지제도 활성화 △수행처 마련 △입적 시 해인사 다비장 이용 △문도협의회 운영 활성화 등 제도개선 노력과 함께 방장 선출을 앞두고 불거진 갈등해소의 방안도 제시했다.

특대위는 “현 방장 스님은 명예롭게 물러나실 방법을 중진 회의에 일임했다”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인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자들을 징계하고 난 뒤 원로·중진 스님들의 중의를 모아 차기 방장은 선거 없이 추대해 안정과 화합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해인총림 최대 문중인 성철 스님 문도회는 차기 방장으로 대원 스님 지지를 선언했다.

문도회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학산 대원 대종사를 차기 방장으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두 차례에 걸친 문도회의를 개최하여, 대중 스님들이 해인총림의 지속적인 발전과 문중의 화합을 위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12개 문도로 구성된 40여명은 22일 학림사를 찾아 대원 스님을 해인총림 차기 방장 후보로 추대한다는 뜻을 전하고 수락을 받아 추대법회를 열었다.

한편 방장 선거 앞두고 격화된 분위기도 읽힌다. 해인사 적현 스님은 25일 한 신문에서 문도 대표자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여비 명목으로 각각 100만원씩 지급했다는 기사를 낸 것과 관련해 “금품 제공을 금지한 산중총회법을 위반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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