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도 7일부터 운임인상

해수부 “물류 모니터 강화”

해양수산부는 2일 송명달 차관을 반장으로 한 ‘수출입물류비상대응반’에서 미국 동부항만파업에 따른 영향을 추가로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은 지난해 말 홍해사태 이후 치솟았다가 최근 하향 조정 중이다. 비상대응반은 홍해사태 이후 계속 가동 중이다.

미국 동부항만노동자들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1일(현지시각)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여파로 전 세계 해상운송 등 물류에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은 지난해 말 홍해사태 이후 치솟았다가 최근 하향 조정 중이다.

미국 항만노동조합이 일을 하면서 준법투쟁을 하거나 태업을 거치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 개입을 불러올 수 있는 파업을 선언하고 바로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2002년 미국 서부항만파업 당시 미 정부는 노사관계법(태프트하틀리법)에 따라 10일만에 개입해 단체행동과 직장폐쇄를 중단시키고 항만을 가동한 바 있다.

당시 서부항만파업 때는 임금인상이 주요 쟁점이었고 이번 동부항만파업은임금인상 뿐 아니라 항만자동화에 따른 고용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이번 파업은 대통령선거(11월)를 앞둔 때 진행된다는 것도 차이다.

물동량은 전통적으로 서부항만이 더 많았지만 최근 동부항만 비중은 증가 추세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해진공)가 지난달 30일 발행한 '미 동부 항만 노사협상 등 주요 현안 긴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파나마운하현대화작업이완료되면서 아시아~미국 동부 해상물류접근성이높아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서부항만 물동량 일부가 동부로 이동하면서 동부항만 점유율은 30%대에서 40% 수준까지 늘었고, 올해 1~8월 점유율은 41.5%에 육박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동부항만 쪽으로 해상운송 서비스를 하는 국적선사는 HMM 한 곳이다. HMM은 디얼라이언스 동맹과 함께 동부항만으로 5개 서비스 노선을 운영 중이다. 해수부와 HMM은 동부항만 파업 영향을 살피면서 필요할 경우 물동량을 미국 서부항만으로 분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지현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HMM이 아닌 다른 나라 선박을 이용해 미국 동부 쪽으로 운송하는 수출입물류 상황도 파악 중"이라며 "(파업 여파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물류를 위해 필요하면 어떤 것을 지원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운임에 미칠 영향은 파업기간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파업에 대비해 운임인상, 할증료 부과 등의 조치를 발표한 상태다. 머스크(덴마크)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미 동부·걸프연안 터미널을 오가는 전체 화물에대해 할증료를 부과했고, 하팍로이드(독일)는 19일부터 동아시아발 미 동부·걸프연안향 수입화물에 대해 할증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18일부터는 모든 수입화물에 대해 할증료도 부과한다.

CMACGM(프랑스)도 11일부터 미 동부·걸프연안항만에서 나오는 수출입 화물에 대해 할증료를 부과했고, 다음달 1일부터는 인도·중동발 수입화물도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한 상태다.

HMM은 7일부터 운임인상을 화주에게 고지한 상태다. HMM 관계자는 "할증료를 부과한 게 아니기 때문에 운임은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전 확대, 이란의 맞대응으로 확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돈전 여파는 물류에 추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진공 관계자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지 여부가 관심인데, 봉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 관측"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이란이 해협 봉쇄를 이어갈 군사력이 약하고, 미국이 봉쇄상황을 좌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해진공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8.3% 하락한 3740포인트를 기록했다. 11주 연속 하락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3일 앞서 발표(9월 27일) 발표한 상하이운임지수(SCFI)도 9/.7% 하락한 2135.08을 기록했다. 모두 동부항만 파업이 시작되기 전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