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해 22조원 피해 1260만명 금융사기 당해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피싱 사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도 개인의 신원정보를 빼돌려 이를 도용한 금융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3년 금융보안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발간한 '주요국 피싱 사기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성인의 5.25%인 1260만명이 피해를 금융사기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209억달러, 한화로 22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신원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 대출 입출금 등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는 신규계정 사기와 계정을 탈취해 자금이체와 현금 인출 등을 수행하는 계정탈취사기가 큰폭으로 증가했다. 예금 대출 보험 전화 공공요금 등에 대한 2012년도 계정 탈취 피해액은 49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피싱사기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전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데 우리나라가 자금이체 중심이라면 미국은 훨씬 다양한 형태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신용카드 도용으로 인한 물품 구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금 이체 외에도 타인의 보험혜택(의료·사회보장 등) 도용, 전화명의 도용, 공공요금(전기, 상·하수도 등) 명의 도용, 대출계좌 생성 등의 형태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3년 상반기(8월까지) 발생한 특수사기범죄(피싱사기)의 인지 사건이 5640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3691건에 비해 52%가량 증가했다. 피해액도 290억엔(한화 2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지난 2011년 피싱에 의한 인터넷뱅킹 피해금액이 2570만유로(한화 300억원)에 달해 최대의 피해금액을 기록했다가 2012년 피해금액이 1380만달러로 줄었다.

대만의 경우 2003년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다. 이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으로 보이스피싱 세력들이 넘어오는 계기가 됐다. 대만에서의 피싱사기는 점차 줄고 있지만 근절되지는 않았다. 피싱사기는 지난 2009년 8365건에서 2010년 5466건, 2011년 4647건으로 줄었다.

피싱사기
피싱(phishing)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로 비밀번호 및 신용카드 정보 등 기밀을 요하는 정보를 부정하게 얻으려는 행위다. 1996년 AOL(America Online)의 신용도가 높은 사용자의 계정을 도용한 해커에서 유래됐다. 해커뉴스 그룹인 'alt.2600'에서 발간한 해커뉴스 '2600'을 통해 피싱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보이스피싱
불특정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기관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세금환급과 납치사고 등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를 알아낸 후 부적절한 방법으로 재산을 가로채는 수법을 말한다.

[관련기사]
-[보이스피싱 10년, 서민을 울린다 ①] 국내 첫 보이스피싱은 '세금환급' 미끼
-보이스피싱 10년간 7만명 넘게 당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