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영 /논형/2만원

1968년 1월 1일 박정희와 김대중은 청와대에서 개최된 신년하례식에서 대통령과 야당의원으로 만나 잠시 대화했다. 서로 만나 말을 주고받은 것은 이 짧은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 그들은 반세기의 세월이 지나 생전에 못했던 대화를 나눴다. 이 책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에서 그 대화를 볼 수 있다. 그들은 살아온 시대와 고민하고 꿈꿨던 세상, 서로 부딪힌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했다.

두 인물은 서로 비판하고 때로는 분노를 느끼지만 이해와 공감도 하게 됐다. 인간적 회한도 숨기지 않았다.

이 책은 사료에 기초해 대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역사연구에서 일종의 크로스오버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한국 현대사의 시대적 의미를 되새겨보고 더 넓은 인문학적 혜안을 가져 보기를 기대했다.

제1부 '인간적 대화: 나는 누구인가?'에서 두 인물은 어머니, 민족적 비애, 가난, 기쁨과 슬픔, 눈물, 정치 권력, 생사관과 유언, 성찰과 상생 등에 대해 말한다. 아무리 격동기를 헤쳐나온 인물들이라 해도 그들 역시 연약한 인간이었고 거센 파도에 휩쓸린 한 개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제2부 '철학적 대화: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는 사회와 역사, 경제성장, 민주주의, 지역감정, 외교전략, 민족과 민족주의, 분단과 통일 등에 대한 논쟁이 그려진다.

제3부 '역사적 대화: 박정희와 김대중이 얽혀 살아온 역사 현장들'에서는 두 인물이 만들고 겪어온 15개의 주요 사건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족적이 복원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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