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 재출현 … 아시아 증시 변동성 확대
닛케이 장중 4.5% 급락 … 코스피·코스닥 하락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결과와 파월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금요일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다시 강세를 보이는 엔화의 흐름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엔화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제조업지수·고용보고서 발표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제조업 체감경기와 고용보고서 내용이 시장 예상 수준에 부합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1일에는 9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지난 8월 47.2로 5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50선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9월에도 소폭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3일 발표되는 9월 ISM 서비스업 PMI는 8월 51.5에 이어 2개월 연속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이날 미 노동부에서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발표한다. 지난주 신규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4개월래 최저치를 보이면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양호함을 보여줬다. 4일 나오는 9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농업 고용자 수 증가는 지난 8월 14만2000명에서 14만5000명으로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 실업률은 7월 4.3%에서 8월 4.2%로 소폭 하락 후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평균임금 증가율은 7월 전년 동월대비 3.8%로 3개월 만에 반등한 후 이번엔 3.3%로 둔화가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를 종합하면 노동시장은 일부 냉각 신호가 있지만 대체로 견조하다는 평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9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이런 예상에 부합한다면 시장에서는 연착륙 전망 확산과 함께 양호한 성장이 이어지는 무착륙에 대한 기대까지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파월의 경제평가 …연내 통화정책 속도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총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연설에서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게 되는데 최근 경제지표 및 그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일부 위험 요인이 있지만 경제는 전반적으로 경고하고 연착륙을 항해 나아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이번 금리인하가 경기 침체 방지 목적의 사전적 대응 의지였음을 강조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이번 주에는 바킨, 보스틱, 콜린스, 해맥, 무살렘, 카시카리, 윌리엄스 연은총재와 쿡, 보우만 연준 이사의 연설도 예정되어 있다. 이들 연준 위원들의 발언 또한 연내 금리인하 속도, 경제 및 고용시장 평가 등에 대한 힌트를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52.6%로 반영됐다.
◆중국 경기부양 가능 여부 주목 = 지난주 중국에서는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부동산 관련 정책 지원, 증시 부양 등 경기 부진에 대응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정책적인 방안을 내놓는 등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중화권 증시는 폭등했고, 중국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30일 중국은 9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를 발표한다. 지난 7월 49.4에서 8월 49.1로 2개월 연속 추가 하락해 경기 부진 우려를 확대시킨 바 있다. 7월 50.2에서 8월 50.3으로 소폭 반등했던 서비스업 PMI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중국 9월 차이신 제조업 PMI도 발표된다. 지난 7월 49.8로 큰 폭 하락하며 50을 하회한 후 8월에는 50.4로 반등했다. 9월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9월 서비스업 PMI는 전월 51.6에서 2개월 연속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제조업 PMI 지수가 시장 예상대로 소폭 개선된다면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주식시장과 역내 외환시장은 1일부터 7일까지 국경절 휴장에 들어간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시장 효과가 다음 주에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또 미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양당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중국 경기 낙관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화 1.1% 상승 … 일본·한국 증시 하락 =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중 금융시장 변동성의 가장 큰 원인은 엔달러 환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금요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차기 총재로 금리 인상에 호의적인 이시바 시게루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는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경계하고 있던 최근 일본의 입장과 반대되는 인물이다. 실제 이시바 총재 당선 이후 엔달러 환율은 146엔에서 142엔대로 빠르게 하락하는 엔 강세가 출현했다. 엔캐리 청산 규모는 이전에 비해 약화됐지만, 닛케이 선물은 20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지난 8월 부각되었던 엔캐리 청산 이슈가 재차 불거지는 모습이었다.
실제 30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변동성이 높아졌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0일 오전 전일 대비 4.26% 급락 출발한 후 장중 4.5%까지 하락했다. 이후 9시 12분 기준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3.65% 떨어진 3만8375.57에서 거래 중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으로 엔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0.27% 하락한 142.8엔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15.46포인트(0.58%) 오른 2665.24로 출발한 코스피는 약세 전환해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62포인트(0.29%) 내린 2642.16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1.46포인트(0.19%) 내린 773.03이다. 코스닥 또한 전 거래일 대비 2.57포인트(0.33%) 오른 777.06으로 출발한 뒤 하락 전환한 뒤 보합권에서 등락 중이다.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10.9원에 하락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9.0원 내린 1309.6원에서 거래 중이다. 엔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원달러환율은 중국의 부양책 발표 이후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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